정기 검진 중요한 유방암… ‘치밀유방’이라면 어떻게?

맘모그라피+유방초음파 병행으로 진단율 높여

자가진단이나 건강검진, 정기검진 등을 통해 조기에 발견한 유방암 환자는 생존율이 매우 높고, 유방을 거의 절제하지 않아도 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유방암은 국내 여성암 중 1위로, 여성 암 환자 중 20%가 유방암이다. 남성도 유방암에 걸리는데, 유방암 환자 약 200명 중 1명은 남성으로, 50대 후반~60대 초반에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 미국에서는 유방암이 전체 암 중에서 2위, 영국에서는 유방암이 전체 암 중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환자가 많다. 한국도 미국이나 영국처럼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자가진단이나 건강검진, 정기검진 등을 통해 조기에 발견한 유방암 환자는 생존율이 매우 높고, 유방을 거의 절제하지 않아도 된다. 0기~1기에서 발견되는 환자 비율이 약 50% 정도며, 이들 중 95%에서 완치할 수 있다. 하지만 4기에 발견한 경우나 전이가 일어난 경우에는 생존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환자 통계를 보면, 유방암 환자 진료 인원은 2005년 5만 8000여 명에서 2009년 8만 8000여 명으로 5년 사이 50% 이상 늘었다. 2018년에는 20만 5394명, 2022년에는 27만 151명으로 진료 인원이 계속 늘고 있다. 이는 유방암 환자 발생이 늘어나는 것과 연관이 크다. 2022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20년 유방암 발생 건수는 남성 117건, 여성 2만 4806건이나 된다. 여성암 중에서는 갑상선암을 제치고 유방암이 1위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는 40대가 30.2%로 가장 많았고 50대 29.8%, 60대 19.7%의 순이었다. 2010년 유방암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28.6명이었으나 2020년에는 48.5명으로 껑충 뛰었다.

학계는 유방암 발생 확률을 상대적으로 높이는 위험 요인으로 나이 및 출산과 수유의 미경험, 고지방식, 음주 등을 지목한다. 한쪽 유방에 암이 있는 사람은 반대편 유방에도 암이 발생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갑상선암, 대장암, 난소암에 걸렸던 사람이나 비만인 경우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30대 40대 여성, 정기검진 필수…고위험군은 정밀검사 중요해

한국유방암학회와 대한유방영상의학회에 따르면, 유방암은 평소 자가진단법을 통해 유방의 크기 변화와 멍울, 유두 분비물 등을 관찰하는 것이 조기진단의 기본이다. 임상에 적용되는 검진 방법으로는 X-선 유방촬영술(맘모그라피), 유방초음파검사, 유방자기공명영상(유방MRI) 등이 있다.

서구 여성들에 비해 ‘치밀유방’의 빈도가 높은 한국인 여성들은 유방암의 1차 진단법인 유방촬영술과 함께 유방초음파를 받아볼 것을 관련 학계는 권장한다. 1차 검진법으로 한 가지만 시행한다면 유방초음파보다는 유방촬영술이 낫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방암 MRI는 유방암의 진단뿐만 아니라 유방암의 병기나 전이 여부를 진단하는데 도움이 된다. 방사선 노출이 없고 양쪽 유방을 비교할 수 있으며 영상이 매우 선명해 미세한 멍울도 찾아낼 수 있다. 유방영상의학회는 “가족력이 있어 유방암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젊은 여성이나 유방암 환자의 유방보존 수술 후 검사 등에 적합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유방영상의학회는 일반 여성의 경우 30세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유방 자가진단을 하고, 40세 이후부터는 유방촬영술을 통해 1년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을 것을 권고한다. 유방암 또는 난소암 가족력이 있거나 유방암 유전자 양성인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만 30세부터 시작해 40세 전까지 유방암 MRI와 유방촬영술 검사를 1년씩 번갈아 받아볼 필요가 있다.

국내 유방암 증가는 고지방, 고칼로리로 대변되는 서구화한 식생활과 비만, 늦은 결혼과 출산율 저하, 수유 기피, 빠른 초경과 늦은 폐경 등으로 인해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어지는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완치 판정 후에도 재발 잦아…간·뇌·폐·뼈에 원격전이 발생

유방암학회가 발간한 ≪유방암백서≫에 의하면 유방암은 유전적 요인이 큰 암의 하나로, 환자의 5~10%는 가족성이다. 어머니나 자매 어느 한쪽이 유방암에 걸린 경우 발병 확률은 보통 사람에 비해 2~3배, 어머니와 자매 모두에 유방암이 있는 경우에는 8~12배 정도 높아진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보다 적극적인 유방암 정기 검사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이유다.

자가진단 시기는 생리 후 5일 전후가 적절하며, 폐경기 여성에서는 한 달 중 특정일을 정해 매월 같은 시기에 검진하면 된다. 생리 후에도 유방에 멍울이 계속 잡혀지는지, 육안으로 볼 때 유방의 크기나 모양이 변화했는지, 유두에서 혈성·장액성 분비물이 나오는지, 유두에 잘 치유되지 않은 습진이 있는지, 유방 피부에 함몰·부종·발적이 나타나는지, 오렌지껍질처럼 피부가 울퉁불퉁한지 등을 잘 관찰해야 한다.

하지만 상당수 경우 자가진단만으로는 발견 못 할 수도 있기 때문에 30세 이상의 여성은 매년 병원을 찾아 정기검진과 유방초음파 검사 등을 받는 것이 권고되고 있다. 자가검진을 할 때 비누거품 같은 미끄러운 것을 손과 가슴부위, 겨드랑이까지 바르고 유방암 촉진을 하면 멍울을 발견하는 데 훨씬 유용하다. 이때 다른 사람이 뒤쪽에서 껴안듯이 유방암 촉진을 하면 더 효과적이다.

한편 유방암이 간으로의 전이가 일어나 간에 암이 생기면 유방암일까, 간암일까? 정답은 유방암이다. 유방암 전이가 잘 일어나는 곳인 뇌, 폐, 뼈에 전이암이 생겨도 유방암이다. 전이성 유방암은 병기가 4기, 혹은 말기이다. 그래서 수술보다는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받게 된다. 영상 검사를 해보면, 간이나 폐나 뼈나 뇌에 발생한 암이 원발암인지 전이암인지 알 수 있다.

    박효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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