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외계인이라 불린 5남매”…얼굴뼈 과하게 커져, 무슨 일?

'사자 얼굴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레온티아증...전세계 40건 미만의 희귀질환

도미니카공화국 히노바 데 산후안의 작은 마을에 사는 12명 형제 자매 중 다섯 남매에게서 얼굴이 부어오르는 미스터리한 질병이 발현됐다. [사진=영국 일간 더선 보도내용 갈무리]
미스터리한 병에 걸려 ‘E.T.얼굴’ 모습을 한 가족의 사연이 소개됐다.

도미니카공화국 히노바 데 산후안의 작은 마을에 사는 12명의 형제 자매 중 다섯 남매에게서 얼굴이 부어오르는 미스터리한 질병이 발현됐다. ET얼굴처럼 생겼다며 ‘외계인’이라는 낙인까지 찍혔다. 광대뼈와 코가 튀어나온 것은 물론이고 눈도 넓게 벌어져 있고 치아도 상태가 좋지 않다. 다른 일곱 형제자매는 이 질환을 앓고 있지 않아 처음에 의료진은 그 원인을 알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최근 영국 일간 더선(TheSun)에 보도 내용에 따르면 이사야스, 그라시오사, 프레시오사, 안토니오, 미구엘리나 바우티스타 이 다섯 남매는 어린 시절부터 잔인한 놀림과 조롱을 견뎌야만 했다. 사람들로부터 외계인이라는 말을 듣고 자란 이들은 한때 자신들이 ‘진짜 외계인’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다.

이사야스는 “사람들은 우리가 외계인 같다고 말하곤 했다. 나중에서야 좋은 사람들을 만나 그들이 ‘너희는 외계인이 아닌 인간’이라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이들 다섯 남매는 얼굴 기형뿐 아니라 두통, 호흡 곤란, 어지럼증, 몸살도 앓고 있다. 일자리가 절실히 필요하지만, 고용주들이 외모로 차별을 일삼아 직업을 구하는 데 어려움도 겪고 있다.

의료진은 ‘레온티아증’으로 의심하고 있지만 명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했다. 흔히 ‘사자 얼굴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레온티아증은 두개골과 안면 뼈가 과도하게 성장해 사자처럼 보이는 질환으로, 두개골 안면 섬유 이형성증이라고도 한다. 레온티아증은 영어로 레온티아시스(Leontiasis)라 표기되며 ‘사자’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레온’과 ‘레온토스(번역어)’에서 유래됐다.

얼굴과 두개골 뼈가 과도하게 성장하는 희귀 질환으로 얼굴이 붓고 비정상적인 외모를 갖게된다. 파제트병, 섬유성 이형성증, 부갑상선 기능 항진증, 신장 골다공증 등 다른 질병을 일으킬 수도 있다.

신경과 전문의 프랜리 바스케스 박사는 이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40건 미만의 사례가 보고된 매우 희귀한 질환”이라며 “유전 자돌연변이의 영향을 받은 환자는 얼굴과 두개골을 형성하는 뼈에 칼슘이 축적돼 나타나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칼슘 축적이 두개골 안쪽, 입, 부비동을 침범할 때까지 상태가 점차 악화되고 실명, 청각 장애, 지적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태아 발달 초기에 발생하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며 매독, 종양 및 거대증을 포함한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나기도 한다.

바우티스타 남매의 얼굴 뼈가 무분별하게 성장하면 신경을 심하게 압박하여 실명, 청각 장애, 지적 장애 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 남매들이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바스케스 박사는 설명했다.

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타깝게도 이 병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으며, 증상을 개선하는 것이 치료의 목표다”라며 “현존하는 유일한 치료법은 자란 뼈를 노출시켜 조각을 깎아내거나 가능한 경우 뼈를 완전히 절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바우티스타 남매는 진단과 치료를 위해 기부를 기다리고 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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