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낳고 우울하다면?…주3회 ‘이런’ 운동이 효과적

8명 중 1명 산후 우울증으로 고통...운동으로 예방 및 치료 효과

출산 후 쉽게 나타날 수 있는 산후 우울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운동이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임신과 출산은 너무나 기쁘고 행복한 일이지만 의외로 많은 여성들이 출산 후 우울증으로 괴로움을 호소한다. 출산 후 최대 1년 정도 우울함이 지속되는 증상을 ‘산후 우울증’이라고 하는데 미국의 경우 산모 8명 중 1명이 겪을 만큼 흔한 질환이다.

출산으로 이미 몸이 약해진 산모들을 더욱 지치게 하는 산후 우울증, 이를 예방하고 극복하는 데 운동이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일주일에 3~4번, 40분 운동하면 좋아

최근 국제 학술저널 《플로스 원(PLos one)》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간 강도의 운동이 일반적 치료에 비해 산후 우울증 증상 완화에 훨씬 효과적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우한(武漢)에 위치한 중국지질대 연구진은 중국을 포함한 11개 국가 및 지역의 2,867명을 대상으로 한 26개의 연구를 메타 분석한 결과 수영, 자전거 타기, 걷기나 달리기, 요가, 댄스 등의 유산소 운동이 산후 우울증을 줄이고 예방하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유산소 운동에 참여한 참가자와 산후우울증 일반 치료를 받은 대조군을 비교한 결과 일반 치료보다 효과적이었고 특히 예방 측면의 효과가 컸다. 연구진은 일주일에 3~4회, 한 번에 35~45분간 적당한 강도로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또, 운동이 산후 우울증 예방과 치료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일정 강도와 빈도를 유지했을 때 놀라운 수준의 변화가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산후 우울증 관리와 예방에 있어 운동의 잠재적 가치를 다시 보게 됐다고 자평했다.

운동이 일반 치료 대체는 불가

하지만 운동이 항우울제나 심리치료와 같은 기본 치료법을 대체할 수 있는지는 아직 많은 연구를 통한 입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건강정보매체 ‘헬스라인(Healthline)’은 전문가 의견을 인용해 산후 우울증에 대한 운동의 이점을 보여주는 연구가 계속 늘고 있지만 증상이 약간 감소하는 정도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운동의 효과가 더 컸다는 것이 운동을 하면 항우울제나 심리 치료가 필요없다는 의미가 아니라며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위헙한 접근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효과가 입증된 만큼 산후 우울증 예방과 치료를 위한 보조요법으로의 운동의 가치는 눈 여겨볼 만하다. 그렇다면 임신 중이나 출산 후 무조건 운동을 하면 되는 걸까? 중요한 것은 의사의 허락이다. 출산 후 여성의 몸은 큰 변화를 겪어 임신 전과 비슷한 상태로 돌아가는 데 최소 9~10개월은 걸린다. 따라서 의사가 안전하다고 판단한 후에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어떤 운동을 해야 할까? 물론 특정 운동의 효과가 더 클 수는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운동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임신과 출산으로 불어난 살을 빼겠다는 목적으로 압박감을 느끼며 무리하게 하는 운동은 산후 우울증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런 식의 운동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한 실망감, 스트레스, 불안감으로 우울감을 오히려 높일 수 있다.

잘 먹고 잘 쉬는 것도 중요

운동 외에도 건강한 식단, 충분한 수면과 휴식, 다른 사람과의 대화 등이 산후 우울증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운동 외에도 산후 우울증을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건강한 식단, 그리고 충분한 수면 시간이다.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공급할 수 있는 건강한 식단은 신체 활력을 높여 기분까지 나아지게 할 수 있다. 밤낮없는 육아로 쉽지는 않겠지만 최대한 많이 쉬고 잘 자는 것도 중요하다. “아기가 자는 시간이 엄마가 쉬는 시간”이라는 말처럼 시간이 나면 무조건 자거나 쉬는 게 좋다.

도코사헥사엔산(DHA)등 오메가-3 지방산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정서장애(Affective Disorders)》 저널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DHA 수치가 낮은 여성이 산후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

되도록 외출을 하고 다른 사람을 만나 수다를 떠는 시간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육아의 고충을 나누고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 만으로도 산모들의 우울증 수치가 낮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로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전문의의 상담을 통해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김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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