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앞두고 통증 무서워”…덜 아픈 관리법은?

[수술 후 통증관리법㊤] 부작용 많은 무통주사 줄일 방안...'CWI 주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임신은 ‘계획’, 분만 방법은 ‘선택’인 시대가 됐다. 최근 10년 사이 그동안 응급 수술로만 여겨졌던 제왕절개 분만이 자연 분만 비율을 넘어서고 있다.

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제왕절개 분만율은 2012년 26.9%에서 2021년 58.7%로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이러한 변화는 모든 연령 집단에서 두드러졌다. 이는 단순 노산 문제를 넘어 다양한 이유로 산모들이 제왕절개를 선택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산모가 가지는 분만통에 대한 두려움은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제왕절개 분만 산모도 감내해야 할 통증이 있다. 제왕절개는 복벽과 자궁벽의 절개를 통해 태아를 분만하게 되므로 수술 후 상처 부위에 통증이 발생한다. 일부 산모는 수술 후 ‘장기가 쏟아질 것 같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할 정도다. 그렇다면 제왕절개 산모의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 어떤 통증관리법이 사용되고 있을까?

♦마약성 진통제 ‘무통주사’…오심, 구토 등 부작용 많아

일반적으로 수술 후 통증 완화 방법에는 이른바 ‘무통주사’로 잘 알려진 자가조절진통법(PCA, Patient-controlled analgesia)이 쓰인다. 이름 그대로, 환자가 통증을 느끼면 스스로 판단해 버튼 등을 조작하고 미리 설정된 일정량의 진통제를 주입해 통증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다. 주로 정맥이나 경막외 통로로 약물을 주입하게 된다.

이 무통주사에는 마약성 진통제가 사용되는데 통증완화에는 효과적이지만, 오심이나 구토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임상현장에서는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져 왔다. 최근에는 이러한 부작용 위험과 마약성 진통제의 사용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수술 부위에 지속적 국소마취제 투여법(CWI, Continuous Wound Infiltration)을 함께 사용하는 추세다.

실제로 해당 통증관리법은 국내에서 최근 5년간 5배 이상 사용 건수가 늘었다.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의하면, 수술 부위 지속적 국소마취제 투여법은 2017년 4575건에서 2022년 2만3723건으로 해마다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수술 부위 마취제 투여법…“무통주사 사용량 및 입원 일수 줄여”

국소마취제가 수술 부위에 지속적으로 투여되는 과정. [이미지=코메디닷컴DB]
수술 부위 지속적 국소마취제 투여법은 수술 후 절개 부위를 봉합하기 전에 수술 부위에 카테터를 삽입해 지속적으로 국소마취제 등을 투여하고 통증을 조절하는 방식을 말한다. 국소 마취제는 수술 부위의 근육 및 근막을 통해 확산되면서 주변의 신경조직을 차단해 통증을 줄이게 된다.

시술 과정에는 펌프, 카테터, 니들 등으로 구성된 주입장치가 사용된다. 장치 내부에 충전된 약물이 압력에 의해 카테터로 자동 투입되고, 카테터의 구멍을 통해 상처 부위에 약물을 지속적으로 투여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국소마취제 투여법은 간단하면서도 마약성 진통제의 사용을 줄일 수 있어 만족도가 높은 상황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수술 부위 지속적 국소마취제 투여법을 사용한 산모들에서는 높은 만족도와 함께 입원 일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노원 메디아이여성병원 송지홍 원장은 “산모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회복”이라며 “제왕절개 수술 후 통증이 심하면 회복이 지연될 수 있어 적절한 통증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통증관리법 중 수술 부위 지속적 국소마취제 투여법은 마약성 진통제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산모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이 때 일정 용량의 약물을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시술의 핵심이다. 제품 선택 시에는 카테터를 통해 약물이 얼마나 균일하게 방출되는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카테터가 인체에 삽입되므로 안전한 재질이 사용됐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관련 의료기기로는 ‘페인퓨저’, ‘페인버스터’ 등 7개 제품이 허가를 받고 병의원에 공급되고 있다. 이전까지는 비급여로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다가, 마약성 진통제 사용 감소 등 유용성을 검증받으면서 2016년부터 선별급여(80%)가 적용됐다. 환자 본인 부담률 80%를 제외한 나머지 20%를 건강보험에서 지원해주는 것이다.

송 원장은 “제왕절개 수술 후 적절한 통증관리는 빠른 회복의 필수 조건”이라며 “제왕절개를 앞두고 있다면 수술 후 통증관리법에 대해 충분히 알아두고, 여러 제품별 고려사항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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