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많이 자면 덜 피곤할 것 같은데”…너무 오래 자도 문제?

비만, 심장질환, 당뇨, 이갈이 등 기저질환 원인일 수도...오히려 피로 증가

잠은 부족해도 문제가 되지만 너무 많아도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건강 유지와 개선에 필수인 ‘잠’, 잠을 제대로 잘 자지 못하면 몸 곳곳에 이상 신호가 나타날 뿐 아니라 정신 건강까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그만큼 중요한 잠이기에 수면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잘 자는 데 도움이 되는 차나 음식, 운동 등과 관련한 글이나 전문가의 의견을 쉽게 접하곤 한다. 그렇다면 무작정 많이 자는 것은 어떨까? 우리 몸과 마음이 쉬고, 회복될 수 있는 시간이 길면 더 좋은 건 아닐까?

결론부터 말하면 답은 ‘아니다’이다. 잠을 너무 많이 자면 건강에 오히려 해로울 뿐 아니라 우리 몸에 이상이 있다는 의미일 수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이는 게 좋다.

너무 많이 자면 오히려 피곤해

‘미국 수면재단(Sleep Foundation)’에 따르면 필요한 수면시간이 나이, 활동 수준,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보통은 7~9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미국 건강정보매체 ‘에브리데이헬스(Everyday Health)’는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매일 9시간 이상 자게 되면 오히려 피로가 증가하고 몸이 축 처져 삶의 활기를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잠을 많이 잔다는 것은 그만큼 몸이 움직이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의미로 이에 따라 면역 기능 저하, 심장병, 당뇨병, 비만 등과 같은 만성 질환 발병 가능성 증가, 사망 위험 증가 등을 초래할 수도 있다. 너무 많이 자는 날이 반복되면 낮시간 동안 졸음, 두통 등에 시달릴 가능성도 크다.

과다 수면, 기저질환이 원인일 수도

물론 9시간 이상 잔다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이유가 있는 경우라면 오래 자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다. 계속 늦은 밤까지 일을 했다거나 갑자기 평소보다 많이 움직였다거나 아파서 더 많은 휴식이 필요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샤논 메이크카우 미국 카이저 퍼머넌트 병원 수면의학 책임자에 따르면 전체 2% 정도의 사람들이 매일 10~12시간의 수면을 필요로 한다. 만약 매일 많은 시간을 자는 데도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개운한 기분이 든다면 이는 그만큼이 자신에게 맞는 수면 시간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매일 9시간 이상 자는데 아침마다 기운이 없고 힘든 상태가 계속된다면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보는 게 좋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 많은 잠을 자는 것은 약물 복용에 의한 영향이거나 의학적, 정신과적, 신경학적 장애에 따른 것일 수 있다.

수면재단과 존스홉킨스의대가 뽑은 과다 수면을 유발하는 기저질환으로는 △비만 △심장 질환 △당뇨병 △하지 불안 증후군 △이갈이(이를 갈거나 꽉 무는 증상) △만성 통증 △수면 장애(수면 무호흡증, 불면증, 기면증 등) △갑상선 기능 저하증 △우울증이나 불안감 등이 있다. 이 외에 호르몬 균형 이상, 파킨슨병 또는 치매도 과다 수면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적절히 잘 자려면, 주말에도 늦잠 ‘No’

만약 자신이 불필요하게 많이 잔다고 생각된다면 생활 습관 개선에 공을 들여 보자.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적절한 수면시간을 지키기 위해 기상 알람이 일정 시간마다 반복되는 ‘스누즈 버튼’을 사용하지 않을 것을 권했다. 다시 울릴 것이라는 생각에 알람 소리를 들었음에도 다시 잠을 청하는 일을 반복하는 것은 수면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또, 주말이라고 늦잠을 자면 일정한 수면 리듬을 만들거나 유지하는 데 방해가 되므로 매일 같은 시각에 일어나는 게 좋다.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햇볕을 쬐고 취침시간이 가까워지면 몸을 깨울 수 있는 빛을 피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잠을 잔다면 그 때는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찰을 받는 게 좋다.

    김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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