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 항암사업 확대 선언…“유방암, 혈액암 등 영역 확장 집중”

표적 항체 약물 '트로델비' 출시 분기점...항암 임상 적극 투자

길리어드 최재연 대표. [사진=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
“2030년까지 유방암을 포함해 폐암, 방광암 등 다양한 암종에서의 치료 혁신을 이루겠다.”

항바이러스제 전문 다국적 제약기업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향후 로드맵을 발표했다. 기존 B형 및 C형 간염, 에이즈(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치료 분야에서 쌓아온 입지를 바탕으로, 표적 항암제 분야로 영역 확장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치료제 포트폴리오의 중심엔 난치성 질환으로 꼽히는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제 ‘트로델비(성분명 사시투주맙 고비테칸)’가 올랐다. 트로델비는 유일한 Trop-2 표적 항체-약물 접합체(ADC)로, 국내에서는 올해 5월 국내 허가 작업을 끝마쳤다.

7일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는 트로델비의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항암제사업부의 비전을 발표했다.

길리어드 최재연 대표는 “길리어드는 HIV, 바이러스성 간염, 진균감염증 등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 영역에서 질환을 완치하는 치료제를 공급하고, 또 완치를 목표로 하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며 “혁신을 필두로 하는 연구개발 노하우를 기반으로 항암 분야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혁신적인 치료 옵션이 전무했던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 영역에서 트로델비를 선보이게 됐다”며 “더 많은 환자들에게 치료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정부, 의료진 등과 협력해 국내에 미충족 수요가 높은 암종으로 영역을 계속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길리어드의 항암제 포트폴리오 개발 현황을 발표한 길리어드 의학부 이주연 상무는 국내 암 치료 환경을 고려한 혁신적인 항암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임상연구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길리어드는 유방암, 거대 B세포 림프종 등 주요 고형암과 혈액암 분야에서 6개 암종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승인을 받았고, 14개 암종의 임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트로델비는 삼중음성 유방암 외에도 전이성 방광암, 비소세포폐암 등 다양한 고형암 분야에서 임상적 유효성을 확인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30년까지는 유방암을 포함해 폐암, 방광암 등 다양한 암종에서의 치료 혁신을 통해 전 세계 50만 명 이상의 암 환자에게 치료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항암제 트로델비는 최초의 Trop-2 표적 ADC 약물로,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고 10월 국내에 출시됐다. 세포독성항암제를 제외하고 유전자 변이나 바이오마커와 관계없이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의 2차 이상 치료에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치료제는 트로델비가 유일한 상황이다.

이 치료제는 유방암을 포함한 다양한 암종에서 높은 발현을 보이는 Trop-2 단백질과 결합해 종양 세포 내부로 약물을 방출함으로써 건강한 세포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면서도 종양미세환경까지 파괴하는 효과를 지녔다. 약물과 항체의 비율이 높아 대량의 약물을 효과적으로 종양 세포에 전달할 수 있으며, Trop-2 발현에 대한 별도의 검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도 특징이다.

▲학계 기대감 높아…“글로벌 치료 지침, 이미 약물 권고사항 업데이트”

일단 학계에서도 트로델비의 임상적 유용성과 안전성을 놓고는 기대감이 높은 분위기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김지형 교수가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의 의학적 미충족 수요를,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손주혁 교수가 트로델비의 임상적 유용성과 안전성 데이터를 공유했다.

김지형 교수는 “삼중음성 유방암은 절반 이상의 환자가 진단 후 3~5년 이내 재발을 경험하며 뇌나 폐로 최초 원격 전이되는 비율이 약 70%로 유방암 중에서도 예후가 좋지 않은 아형”이라며 “항암화학요법이 표준요법으로 사용되나 잦은 다약제 내성, 낮은 반응률 등의 한계가 있고 특히 항암화학요법으로 1차 치료에 실패했을 경우 무진행생존기간이 3~4개월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등 효과를 입증한 신약이 등장했지만 특정 유전자 변이 여부, PD-L1 발현율 등에 따른 사용 제한이 있다”며 “1차 치료에 실패한 전이성 삼중음성 환자에게는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트로델비는 임상 3상 ASCENT 연구를 통해 뇌 전이가 없는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2차 이상 치료 환자군에서 단일 화학요법군 대비 59% 개선된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보고했다. 암이 더이상 진행하지 않고 생존하는 기간이 트로델비 치료군에서 5.6개월, 화학요법군에선 1.7개월로 나타났다.

더욱이 항암제 효과 판정의 주요 지표인 전체 생존기간(OS)도 트로델비 치료군 12.1개월로, 화학요법군 6.7개월과 비교해 52% 개선된 혜택이 관찰됐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손주혁 교수는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 및 통계적으로 유의한 건강과 관계된 삶의 질(HRQoL) 향상도 확인했다”며 “미국 국립종합암네트워크(NCCN), 유럽종양학회(ESMO) 등 해외 주요 가이드라인에서는 이미 트로델비를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의 2차 이상 치료에 권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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