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후암 유발 NO.1은 연인간 ‘이것’ ?”…女의사 경고, 근거는?

HPV 바이러스, 인후암 및 두경부암 원인 될 수 있어...백신 접종 권고

다리아는 “구강 성교는 목 뒤나 편도 근처에서 HPV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며 남성들에게 “안전을 위해 구강 성관계를 할 때 콘돔을 착용하고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사진=TicTok/@sadovskaya_daria]
인후암 발병에 있어 흡연과 음주보다 ‘구강 성교’가 더 위험하다는 의사의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싱가포르 출신의 다리아 사도브스카야 박사(성병 전문의·29)는 지난달 자신의 틱톡에 파트너와 구강 성교를 하는 것과 잠재적인 질병 사이 연관성이 있음을 드러내는 영상을 게재했다.

그간 인후암의 주 원인은 흡연과 음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인후암 일종인 하인두 및 후두암의 경우 환자의 80% 이상이 흡연과 음주가 원인이 돼 발생했다. 또한 가공식품의 지나친 섭취와 신선한 과일, 채소 섭취의 부족 역시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다리아는 인후암의 발병에 관해 흡연과 음주보다 구강 성교가 더 큰 원인이라는 식으로 설명했다. 이에 한 팔로워가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냐고 묻자, 다리아는 ‘I said what I said(내가 말한 것을 말했다)’고 말했다. 이 문장은 노래 가사로도 유명하며, 자신의 말에 타인의 반박이 많을 경우 자기 말을 관철하고자 할 때 쓴다.

구강 성교가 더 나쁘다는 과학적 근거 있나? 

과연 다리아의 말은 신빙성이 있는 것일까. 물론 인후암 발병에 구강 성교가 흡연·음주보다 나쁘다는 사실은 입증되지 못했다. 그러나 의학 전문가들은 구강 성교 중 성기에 묻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가 목으로 옮긴다면 이는 인후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HPV는 약 190종의 형태가 있으며 이 중 40여 종은 대부분 성 접촉을 통해 생식기 주위·생식기·구강·항문·인후 등에 감염을 일으킨다. 영화 ‘원초적 본능’으로도 유명한 미국의 배우 마이클 더글라스는 과거 HPV가 그의 인후암의 주된 원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다리아는 “구강 성교는 목 뒤나 편도 근처에서 HPV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며 남성들에게 “안전을 위해 구강 성관계를 할 때 콘돔을 착용하고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HPV는 대부분의 경우 저절로 사라지지만 지속적으로 노출된다면 다양한 임상질환을 일으킨다. 그중 구강과 목 등에 감염 정도가 높다면 인후암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인후에서 자라는 암인 인두암과 성대에서 자라는 후두암을 동시에 가리킨다.

아울러 HPV은 두경부암 발병과 큰 연관성을 가진다. 특히 최근 두경부암 중 구강암, 구인두암 환자는 대다수가 HPV로 인해 발생했다. 과거에는 두경부암 중 흡연으로 인한 후두암 발생률이 높았으나 최근 앞선 두 암이 두경부암 환자 전체 70%를 차지하면서 위험인자가 담배에서 HPV로 크게 넘어왔다는 것이 학계 입장이다.

올해 약 5만4540명의 미국 성인이 구강암 또는 구인두암 진단을 받고 1만1580명이 암으로 사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데이터가 있다. 이중 구인두암 발병률은 2015~2019년 5년 동안 여성은 1.3%, 남성은 2.8%로 여성에 비해 남성이 2배 높게 증가했다.

다리아는 영상에서 “여성의 경우 생식기 부위에서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남성보다 높기 때문에 남성은 여성에게 구강 성교를 할 때 구인두암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구강 성교를 하는 여성도 위험할 수 있다”며 “특히 파트너가 구강 HPV에 감염된 경우 더욱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성은 남성의 구강 HPV가 질 입구에 묻어, 후에 음경이 자궁 경부에 접촉된다면 이는 자궁경부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후암의 주된 증상으로는 △만성 구취 △목 또는 귀의 지속적 통증 △삼킴의 어려움 △목의 종괴 등이 있다. 더 발전할 경우 △타액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호흡곤란 △목소리 변화 △목에 덩어리짐 등이 생길 수 있다.

다리아는 HPV 관련 암을 예방하기 위해 HPV 백신을 접종받는 것을 권장했다. 대표적인 HPV 백신으로 서바릭스(GSK), 가다실(MSD), 가다실9(MSD) 등이 있다.

그러나 접종률에 있어선 여전히 미진한 수준이다. 미국 미시간대 의대 연구팀은2010~2018년의 전국 건강 면담 조사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18~21세 여성은 접종률 42%를 보였으나, 같은 연령의 남성은 18%로 2배 이상 적은 수준이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HPV 감염은 남성과 여성 모두의 건강에 영향을 주는 바이러스다. HPV 감염과 관련이 높은 국내 두경부암은 2015년 1만9856명에서 2019년 2만3619명으로 5년 새 20% 증가했다. 2019년 성별로 여성 환자는 4588명, 남성 환자는 1만7286명으로 남성이 4배나 많았다.

이를 두고 의료계는 여성의 HPV 백신 접종만으로는 자궁경부암 예방, 남성의 두경부암 예방 둘다 어렵다며, 모두를 위해 백신을 같이 접종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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