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넘었다? 치매 예방하려면 ‘배우고 춤 추세요’

40대부터 예방 위해 노력해야...큰 소리로 읽기, 가로세로 퍼즐, 사교댄스 등 도움

댄스
치매 예방을 위한 뇌 훈련을 위해서 40대부터 큰 소리로 책 읽기, 사교 댄스 추기 등의 노력을 기울이는 게 좋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나이가 들면서 여러 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되도록이면 피하고 싶은 대표적인 질병 중 하나로 치매를 꼽을 수 있다. 아직 치료가 어려운 치매를 피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뇌 건강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게 좋을까.

전문가들은 치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경우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뇌세포를 파괴하는 시기가 치매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최소 15~20년 전으로 추정한다. 다시 말해 40대에 들어섰다면 우리의 ‘뇌’로 눈을 돌려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나이가 들어도 기억력과 민첩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뇌를 ‘훈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완벽한 비법은 없지만 일상 속 작은 노력이 꾸준히 쌓이고 합쳐지면 뇌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국 건강매체 ‘더헬시(TheHealthy)’와 함께 40대부터 하면 좋은 기억력 유지를 위한 훈련 방법을 알아본다.

큰 소리로 읽고 반복하기

지난 2017년 《기억(Memory)》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소리를 내어 읽는 것만으로도 장기 기억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연구진은 소리를 내 책을 읽은 성인 참가자가 조용히 읽는 사람, 다른 사람이 읽는 것을 듣는 사람, 자신이 녹음한 것을 듣는 사람 등과 비교해 훨씬 나은 기억력을 보인 것을 확인했다.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것 역시 기억을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 쌍의 사진을 한 번 본 그룹, 세 번 본 그룹을 비교한 연구 등을 포함해 여러 연구에서 무언가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기억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입증한 바 있다. 이미지를 한 번 본 그룹과 6번을 본 그룹을 비교한 결과 반복적으로 이미지를 본 그룹 참가자의 해마 활동이 더 활발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해마는 기억에 중요한 뇌 영역이다.

특히 몇 시간 이상의 간격을 두고 반복 학습하는 것이 기억을 오래 유지하는 데 훨씬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번 보고, 쉬고, 다시 보는 과정을 반복하는 습관을 들이면 쉽게 기억하고 오래 기억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니모닉이나 ‘기억의 궁전’ 활용하기

니모닉은 사람의 기억을 돕기 위해 명확하게 선택된 상징이나 상징의 조합을 사용하는 것으로 이를 활용하면 기억력을 높일 수 있다. 설사나 복통, 구토 등 위장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추천하는 식단인 ‘BRAT 다이어트’ 등이 니모닉을 활용한 대표적 예다. BRAT는 부드러운 음식인 바나나와 밥(rice), 사과(apple), 토스트의 앞 글자를 따 만든 것이다. 이렇게 약어가 아니더라도 운율, 이미지, 언어적 트릭 등을 활용하면 쉽다.

‘기억의 궁전(memory palace)’으로 암기하는 연습을 하는 것도 좋다. 이는 고대 로마 시대부터 시나 연설을 암기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으로 특정 장소를 상상하고 동선과 필요한 것들을 연결해 외우는 방식으로 ‘장소법’으로도 불린다. 특정 장소의 시각화를 통한 암기 방법으로 의대생들에게 대학 캠퍼스, 특히 카페테리아, 해부실, 정문 등 장소를 시각화하고 이와 연관해 당뇨병, 인슐린 등에 대해 알아야 할 정보를 떠올릴 수 있도록 정신적으로 배치하는 방법을 사용하게 했더니 일반 학생들보다 더 좋은 성적을 보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스트레칭이나 춤추기, 가로세로 퍼즐도 도움

건강을 유지하거나 개선하는 방법으로 빠짐없이 등장하는 것이 바로 운동이다. 신체 활동은 뇌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땀을 흘릴 정도의 유산소 운동이 아니더라도 매일 간단한 스트레칭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뇌 건강을 지킬 수 있다.

파트너와 함께 춤을 추는 것도 치매 예방과 뇌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수 년 전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사교 댄스, 독서, 보드 게임 등 여가활동이 75세 이상 노년층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에 따르면 효과를 보려면 일주일에 3~4회 정도 춤을 추는 게 좋다.

가로세로 퍼즐을 하는 것도 치매 예방을 위한 좋은 운동이 될 수 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컴퓨터용 가로세로 퍼즐을 한 경도인지장애(MCI, 알츠하이머병의 전조증상) 환자가 컴퓨터 게임을 한 사람보다 인지 능력 저하 속도가 느렸다. 그 이유까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2020년에는 마작을 하는 것이 치매 예방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새로운 것 배우기, 스트레스로 스트레스 받지 않기

새로운 것에 계속 도전하는 사람을 우리는 흔히 젊게 사는 사람들이라고 말하고는 한다. 그들이 새로운 것을 접하고 해내면서 나이에 비해 활력이 넘치기 때문에 나온 말이겠지만 실제로 뇌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 새로운 언어나 악기, 체스 등을 배우는 것도 좋다. 뭔가를 배우는 것은 도전적인 활동으로 기억력, 주의력 등 두 가지 이상의 두뇌 프로세스에 영향을 주고 일단 배우기 시작하면 쉬운 것부터 점점 어려운 것으로 단계를 높여 도전할 수 있어 꾸준히 뇌를 자극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스트레스라고 인식하는 상황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스트레스는 그 자체로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인지하는 것도 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츠울링 박사가 동료 연구진과 집필한 ‘스트레스가 MCI의 위험요소’라는 논지의 논문에 따르면 인지된 스트레스는 기억력 감퇴의 지표로 기억을 저장하는 뇌 용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려면 명상, 운동, 요가 등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활동을 늘리는 게 도움이 된다.

이런 증상 보이면 ‘위험 신호’…치매 의심해야

자꾸 뭔가를 잊고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면 이 증상이 단순히 노화로 인한 건망증인지, 아니면 치매의 징후인지 구분하고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이가 들어 생기는 건망증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이러한 증상이 수개월 혹은 수 년에 걸쳐 이어지고 있다면 이를 의심의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또, 어떤 일이나 상황, 물건, 사람에 대한 세부 사항을 자꾸 잊어버리거나 가족의 이름, 올해가 몇 년도인지 등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전문의를 찾아갈 필요가 있다. 가족이나 지인들과 대화를 할 때 자꾸 자신이 같은 질문이나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 이 역시 심각한 위험신호다. 익숙한 장소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지 못한다거나 말을 할 때 적절한 단어를 쓰는 것이 어려울 때, 조심히 보관하게 되는 열쇠, 지갑, 스마트폰 등을 반복적으로 잃어버리는 경우에도 상담을 받는 게 좋다.

    김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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