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맛이길래?…혀가 느낄 수 있는 제6의 맛 찾았다

북유럽 사람에게는 익숙한 염화암모늄

혀가 신맛을 알리는 동일한 단백질 수용체를 통해 염화암모늄에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혀가 알 수 있는 맛은 5가지로 단맛, 짠맛, 신맛, 쓴맛, 감칠맛이다. 감칠맛은 1900대 초 일본의 과학자 이케다 키쿠나에가 기본 미각으로 처음 제안한 지 80년이 지난 뒤에야 공식 인정받았다. 그런데 혀가 감지할 수 있는 6번째 맛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혀가 신맛을 알리는 동일한 단백질 수용체를 통해 염화암모늄에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온라인 과학매거진 ‘사이테크데일리(SciTechDaily)’에 따르면 USC 도른사이프 문학, 예술, 과학 대학(USC Dornsife College of Letters, Arts, Sciences)의 연구진은 최근 몇 년 동안 신맛을 감지하는 단백질을 발견했다.

OTOP1이라고 불리는 이 단백질은 세포막 내에 존재하며 수소 이온이 세포로 이동하는 통로를 형성한다. 수소 이온은 산의 핵심 구성 요소이며, 혀는 산을 신맛으로 감지한다. 레모네이드, 식초 및 기타 산성 식품이 혀에 닿으면 시큼한 맛을 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러한 산성 물질의 수소 이온은 OTOP1 채널을 통해 미각 수용체 세포로 이동한다.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배양한 인간 세포에 OTOP1 유전자를 도입해 세포가 OTOP1 수용체 단백질을 생산하도록 했다. 그런 다음 세포를 산 또는 염화암모늄에 노출시키고 반응을 측정했다.

연구 결과 염화암모늄은 OTOP1 채널을 매우 강력하게 활성화했다. 염화암모늄은 소량의 암모니아를 방출해 세포 내부로 이동하고 pH를 높임으로써 알칼리성을 높여 수소 이온을 더 적게 만든다. 연구진은 “이러한 pH 차이가 OTOP1 채널을 통해 양성자 유입을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정상 쥐의 미뢰 세포와 이전에 유전자 조작을 통해 OTOP1을 생성하지 못하도록 만든 쥐의 미뢰 세포를 사용해 염화암모늄을 주입했을 때 미뢰 세포가 활동 전위라는 전기적 반응을 얼마나 잘 생성하는지 측정했다.

그 결과 정상 쥐의 미뢰 세포는 염화암모늄을 첨가한 후 활동 전위가 급격히 증가한 반면, OTOP1이 결핍된 쥐의 미뢰 세포는 소금에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OTOP1이 소금에 반응해 미뢰 세포에서 전기 신호를 생성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어 일반 물과 염화암모늄이 첨가된 물 중 어느 물을 마실 것인지 선택할 수 있게 했을 때 쥐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조사했다. 이 실험에서 연구진은 염화암모늄의 맛에 기여하는 쓴맛 세포를 비활성화했다. 기능성 OTOP1 단백질이 있는 쥐는 염화암모늄의 맛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고 용액을 마시지 않았다. 반면 OTOP1 단백질이 없는 쥐는 매우 높은 농도에서도 알칼리성 소금을 신경 쓰지 않고 마셨다.

연구진은 “암모늄에 대한 행동 반응에 OTOP1 채널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인간의 OTOP1 채널도 염화암모늄에 민감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염화암모늄을 맛보는 능력은 유기체가 고농도의 암모늄을 함유한 유해한 생물학적 물질을 먹지 않도록 돕기 위해 진화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연구진은 “암모늄은 비료와 같은 폐기물에서 발견되며 다소 독성이 있다”라며 “암모늄을 감지하는 미각 메커니즘이 진화한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스칸디나비아 국가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이 맛에 익숙하고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북유럽 국가에서는 적어도 20세기 초부터 소금 감초가 인기 있는 사탕이었다. 이 사탕은 살미악 소금 또는 염화암모늄을 주원료로 한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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