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로 1형 당뇨병 치료 가능성 높아져

소규모 임상시험에서 절반은 인슐린 투여 필요 없어져

인슐린을 생산할 수 있는 줄기세포 유래 세포를 주사하면 제1형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필요성이 감소하거나 제거된다는 한 소규모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슐린을 생산할 수 있는 줄기세포 유래 세포를 주사하면 1형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필요성이 감소하거나 제거된다는 한 소규모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3일(이하 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유럽당뇨병연구협회(EASD) 회의에서 소개된 캐나다 연구중심 병원인 유니버시티 헬스 네트워크(UHN) 연구진의 발표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4일 보도한 내용이다.

1형 당뇨병 환자는 췌장(이자)에서 인슐린 호르몬을 생산하는 랑게르한스섬세포(이하 섬세포)가 부족하다. 그래서 매일 주사나 인슐린펌프(인공 췌장)를 통해 매일 지속적으로 인슐린을 공급받아야 한다.

하지만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부 제1형 당뇨병 환자는 더 이상 인슐린을 투여할 필요가 없다. 1형 당뇨병 환자 6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섬줄기세포 요법의 시험용 기성품이 혈당 조절을 개선하고 인슐린 필요성을 줄였으며, 3명은 더 이상 일일 인슐린이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줄기세포에서 추출된 인슐린 생성 섬세포인 VX-880가 주입되면 1형 당뇨병 환자의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섬세포를 근본적으로 대체하게 된다. 이 연구는 VX-880 제조업체인 버텍스 파마슈티컬스(Vertex Pharmaceuticals)의 자금 지원을 받았다.

발표자인 트레버 라이히만 박사는 “섬 세포는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 연구는 그 방향으로 나아가는 큰 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UHN의 췌장 및 섬세포 이식 프로그램 외과과장이다.

1형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이 거의 또는 전혀 생산되지 않을 때 발생한다. 인슐린은 혈당(포도당)이 세포에서 에너지로 전환되는데 필요하다. 인슐린이 부족하면 포도당이 축적돼 극심한 피로, 흐릿한 시력, 체중 감소 및 혼란과 같은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줄기세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식해 다양한 유형의 세포로 변할 수 있다. VX-880에 사용되는 줄기세포는 실험실에서 배양된다. VX-880이 이식되면 체내에서 섬세포로 변해 인슐린을 생산하게 된다. 라이히만 박사는 “VX-880은 본질적으로 기성품이지만 주입하기 전 제조하는데 몇 주가 걸린다”고 소개했다.

새로운 연구에서 VX-880으로 치료받은 6명 모두 심각한 저혈당 반응이 사라지고, 당화혈색소(HbA1c‧최근 3개월 안팎의 혈당수치 측정 기준)가 개선되는 등 혈당 조절 능력이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환자들은 인슐린 투여량을 줄이거나 전혀 필요하지 않게 됐다.

라이히만 박사는 “해당 환자는 모두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을 동반한 관리하기 어려운 제1형 당뇨병을 오랫동안 앓고 있었으며, 심각한 저혈당 불감증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저혈당 불감증(Hypoglycemia unawareness)은 혈당이 언제 낮아졌는지 알 수 없어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3개월 이내에 6명의 연구 참여자에게서 이러한 증상이 사라졌다.

이러한 치료 효과가 정확히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라이히만 박사는 “가장 오래 추적 관찰한 환자는 현재 2년째 인슐린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는 현재도 계속 진행 중이다.

이번 임상시험에서 VX-880은 심각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하지만 거부반응을 예방하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느 점이 광범위한 사용을 가로막는 잠재적 장애물이라고 라이히만 박사는 지적했다. “향후 목표는 면역 억제 요법이 필요 없는 치료법을 만드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번 임상시험은 18세~65세로 제한됐지만 향후에는 어린이도 포함될 수 있다.

연구 결과를 검토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당뇨병치료센터 센터장인 존 부세 교수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이식을 위해 인슐린 생산 세포의 공급원을 갖기 위해 장기 기증자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줄기세포 치료법이 “꽤 잘 작동하는 것 같다“며 ”환자들은 면역 억제제를 복용해야 하지만 이전에 심각한 저혈당증이 있었기 때문에 인슐린 투여를 대신하는 합리적인 절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는 동료 심사를 거친 학술지에 게재될 때까지 예비 연구로 간주해야 한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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