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잦은 디지털 기기 사용…엄마들에겐 스트레스?

‘무급 디지털 돌봄 노동’으로 인한 육체적 정서적 피로 상당

자녀의 디지털 생활을 감독하고 관리해야 하는 일은 현대 엄마들에게 또다른 스트레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몇 년 동안 ‘감정 노동’은 가사, 육아 및 사회생활에서 보이지 않는 성별 격차를 나타내는 대명사가 됐다. 현대 엄마들에겐 자녀의 디지털 생활을 감독하고 관리해야 하는 또다른 가욋일을 짊어지는 스트레스가 크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뉴미디어와 사회(New Media & Society)》에 발표된 호주 논문을 토대로 워싱턴포스트(WP)가 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대의 페이 하셀그레이브 박사(커뮤니케이션학)는 기존 문헌연구와 9~16세 자녀를 둔 17명의 이성애자 여성 인터뷰를 토대로 ‘무급 디지털 돌봄 노동(unpaid digital care work)’의 실상을 보고했다. 그에 따르면 현대의 엄마들은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자녀들을 관리하기 위해 보수도 받지 못하면서 “강렬하고 지속적이며 지칠 줄 모르는” 가욋일을 수생하느라 육체적, 정서적 피로에 노출되고 있다는 것.

17명의 엄마들은 자녀의 디지털기기 사용 허용 여부와 그 사용방식에 대한 규칙과 경계 설정은 물론 그로 인한 부작용과 온라인 사기 같은 잠재적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상당한 에너지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소셜 미디어 및 디지털 기기에 대해 때론 관대하고 때론 엄격한 양면적 태도를 보이는 아빠와 협상을 진행하는 것도 엄마들의 피로를 가중시키는 요소 중 하나였다.

전반적으로 엄마들은 자녀가 스크린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자녀를 “책임감 있는 디지털 시민”으로 양성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했다. 디지털 미디어 사용을 감독하는 데 따르는 좌절감과 수고에도 불구하고 엄마들은 휴대전화를 자녀와 의사소통의 수단이자 그들의 안전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여겼다. 그런 의미에서 ‘디지털 탯줄’이라 할 휴대전화가 꺼져 있거나 문자 메시지에 응답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면 엄마들의 불안감과 스트레스가 증폭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히셀그레이브 박사는 “디지털 기기의 사용 증가는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 정신적, 인지적 노동을 요구한다는 측면에서 엄마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직업 선택과 유급 근무 패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대의 엄마들이 ‘무급 디지털 돌봄 노동’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육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ournals.sagepub.com/doi/10.1177/14614448231174420)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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