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 ‘남성호르몬’ 줄어든다는 데… “결혼 때문에 더?”

노화 외에 생활습관, 건강 상태도 영향...과체중, 결혼, 심장병 등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노화와 함께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생활 습관 등 다른 요인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표적인 남성호르몬으로 꼽히는 테스토스테론은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감소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노화 외에도 호르몬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HealthDay)’는 최신 연구 결과를 인용해 남성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70세까지 꽤 안정적으로 유지되나 이후 분비량이 감소하고 여기다 비만, 결혼 등 요소가 테스토스테론 수치 감소를 부추길 수 있다고 소개했다.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UWA) 내분비학자이자 이번 연구를 이끈 부 얍(Bu Yeap) 교수는 팀원과 함께 호주, 유럽 및 북미 지역에 거주하는 총 2만 5,000명 남성을 대상으로 한 11개의 연구 결과를 분석했다. 분석한 연구는 모두 2020년 이전에 실시했으며 남성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질량 분석법이라는 기술을 사용해 시간 흐름을 두고 반복적으로 측정했다.

그 결과 확실히 노년층의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젊은 남성에 비해 더 낮았다. 얍 교수는 나이가 들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감소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라면서도 70세가 이후 뇌하수체가 테스토스테론 생성 감소가 아니라 오히려 증가 신호를 보낸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테스토스테론 증가 호르몬으로 알려진 황체형성호르몬(LH) 농도도 증가한다. 이는 불가항력적인 노화로 인한 감소 외에 뇌하수체 신호 등을 막아 감소 속도를 높이는 다른 요인이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노화 외에 70세 이후 테스토스테론 감소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심장병, 흡연력, 암, 당뇨병, 고혈압, 과체중, 활동량 감소, 그리고 결혼 등을 꼽았다. 특히 과체중이나 비만이 테스토스테론 수치 감소에 상당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하기 위해 약물을 복용하는 70세 이상 남성 역시 평균보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약간 낮았다.

결혼을 했거나 오랜 연인이 있는 경우도 역시 테스토스테론 수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결혼이 테스토스테론에 수치를 낮추는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얍 교수는 기혼 남성이 부양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얍 박사는 이번 연구가 노화 외에도 사회적·인구통계학적 요인, 생활방식과 각종 질환 등 의학적 원인이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떨어지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평했다. 또, 전문의가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 결과를 해석할 때 단순히 노화 때문이라는 답변을 내놓기보다 주변 상황이나 환경, 습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생활 습관 등이 테스토스테론 감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은 반대로 습관 개선과 건강 증진 등을 위한 노력이 남성성 유지에 힘을 실어 줄 수 있다는 뜻이다. 꾸준한 운동, 다이어트(과체중이거나 비만인 경우), 숙면, 술과 담배 멀리하기, 꾸준한 성관계, 아미노산과 비타민의 충분한 섭취 등이 도움이 된다. 굴, 마늘, 달걀, 연어, 홍삼 등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높이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보통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떨어지면 쇠약감과 피로감을 느끼고, 성기능 저하, 근육량 감소는 물론 당뇨병과 치매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해당 연구 결과는 《애널스 오브 인터널 메디슨(Annals of Internal Medicine)》 8월 28일자 온라인판에 공개됐다.

    김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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