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진 퀴즈] 3kg 살 찌우기가 힘들까? 살 빼기가 어려울까?

[정은지의 건방진 퀴즈] 지방 대사 과정을 통한 살 축적과 살 빼기 여정

살 찌우느냐 빼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다른 질환이나 특이 상황 없이 모두 동일한 살(지방)이라면 ①,② 중 어떤 쪽이 어려울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편집 ©코메디닷컴]
◆ 정은지의 건방진 퀴즈_ 5

Q. ‘살=지방’이라고 할 때, 다음 둘 중 더 어려운 쪽은?

마른 A씨가 살 찌우기

뚱뚱한 B씨가 살 빼기

‘살’짝 ‘살’벌한 주제를 들고 왔으니, 오늘은 ‘살살’ 다뤄줄게. ‘살’ 떨리게 어려운 ‘살의 원리’에 대해 짚고 넘어가자. 살 찌우느냐 빼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당연히 ‘살빼기가 더 어려운거 아니야?’ 한다면 그 이유는 잘 모르잖아? 삶의 질과 연관된 ‘살’에 있어 결코 겉핥기식 정보는 있을 수 없지. ‘살의 정체(지방)’을 바로 알아야 하기 때문에 이 글은 정독이 필요해. 살 떨릴 준비됐니?

일단 365일 다이어트 중인 사람들은 무조건 ②살빼기가 더 어렵다고 생각할거야. 뭘 먹어도 평생 마른 사람들에게는 ①살 찌우기가 최고로 어렵다고 느낄 수 있지. 상황에 따라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고, 각자의 고충(?)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어. 살이 찌는 것과 빠지는 것은 개인의 체질, 건강 상태, 환경에 따라 매우 다른 차이를 보이니까. 정답을 논하기가 어려운 질문이기도 해.

그럼에도 다른 질환이나 특이 상황 없이 모두 동일한 조건에서 살(지방)을 찌우는 일이라면 어떤 쪽이 어려울까? 그래, 이론적으로 번 살 빼기야.  

다른 변수 없이 순전히 ‘살(지방)’만 고려할 때, 번이 더 어렵다고 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간의 몸에 지방 세포가 형성되면 그 세포가 완전히 사라질 수 없기 때문이야. 지속적으로 지방 조직이 지방세포를 잡아두려는 성질이 있는데다, 이 지방을 태우는 일은 우리 몸의 ‘노고’를 필요로 하므로 살 빼는 일은 살찌는 것보다 어려워.

지방 축적되기 까지 단 3~4시간, 살로 남는 시간 하루 남짓 

살 즉 지방을 찌우는 것은 생각보다 빠르고 쉬워.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음식을 먹고 난 후 지방이 허리에 지방으로 축적되는 데는 불과 3,4 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결과도 있어. 쉽게 말해 서울에서 밥먹고 KTX 로 부산에 도착하는 시간동안 지방이 허리 춤에 쌓일 수 있단거야.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자원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지방의 이동 경로를 추적했더니, 지방은 식후 한 시간 만에 장에서 작은 방울로 분해돼 혈류 속에 들어갔어. 식후 3, 4시간 되니까 허리의 지방 조직에 붙잡혀 세포 속에 저장 꾹! 아침에 먹은 지방은 소량만 이 같은 경로로 저장됐고, 저녁에 섭취한 지방은 거의 절반이 지방 세포로 축적됐어.

허리가 혈액 속의 지방을 붙잡는 효율이 제일 높아. 만약 저녁에 지방 30g을 섭취하면 허리 주변에는 티스푼 2, 3개 분량의 지방이 쌓여. 이렇게 축적된 지방 세포는 근육이 운동을 할 때 에너지원으로 우선 공급돼. 단기적으로 지방이 저장되지만, 계속 과식을 하면 어떻게 되겠어. 계속 쌓이는 거지. 그리고 과하게 쌓인 허리 주변의 지방은 엉덩이와 허벅지로 이동해 장기적으로 저장돼. 이 것이 바로 살로 고착화 되는 과정인거지. 그러고 보면 살 찌기 참 쉽죠잉~?

미국 예일 대학교 비교의학 및 분자세포, 발달 생물학 매튜 로데헤퍼 교수진이 학술 저널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에 발표한 연구를 봐도 지방 세포가 어떻게 얼마나 빨리 생성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 고지방 고칼로리 식단을 자주 하게 되면 영양소 신호 경로인 PI3-키나아제와 AKT-2가 활성화돼. 이 경로가 지방 전구 세포를 만들어내고, 전구 세포는 지방 조직을 생성해. 연구에서 실험 쥐들은 고지방 식이를 시작한 지 하루 만에 지방 세포 생성이 시작됐고 점차 살이 쪄서 뚱뚱해졌어. 지방 세포가 살로 남게 되는 시간이 단 하루만에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 근육이 에너지원으로 지방을 쓸일 없다 한다면(=잘 움직이지 않는다면) 살은 생각보다 더 쉽게 허리와 엉덩이 부위에 쌓일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설명이야.

다이어트에 사활을 걸어본 사람들이라면 잘 알겠지만, 살이 찌고 빠지는 원리는 아주 간단해.
# 칼로리 섭취량 > 칼로리 소비량 = 체중 증가 = 더 먹고 덜 움직여라
# 칼로리 섭취량 < 칼로리 소비량 = 체중 감소 = 덜 먹고 더 움직여라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살=지방’이라고 본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3kg를 빼는 것이 더 어렵다고생각할 거야. “많이 먹고 안 움직였으니 3kg 쪘다~!”라는 식으로 단순히 체중계의 숫자가 올라가니 살이 찌는게 더 쉽게 느끼는거지. ‘덜 먹고 더 움직였더니 3kg 빠졌더라’는 말보다 더 쉽고 실제로도 그래. 살의 정체를 ‘지방’으로 두면, 찌는 것은 쉽고 빼는 것은 어려워.

지방이 어떻게 사라지냐면 공중으로 후~~! 숨 쉬는 과정에서 없어진다. 대부분의 지방은 숨을 쉬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의 형태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이미지=코메디닷컴 DB]
살을 빼는 것= 지방을 태운다… 더 많은 몸의 노고가 필요

살을 빼는 것은 왜 어려울까. 살을 뺀다는 것은 곧 지방을 태워 없앤다는 뜻이야. 도대체 어디로 사라지는 것인지 영문을 모를 일이지. 다이어트로 태워지는 지방은 열이나 에너지로 전환된다고 아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살이 된 지방은 빠지더라도 열이나 에너지로 전환되지 않아. 지방이 근육이 되는 것도 아니야.

지방이 어떻게 사라지냐면 공중으로 후~~! 숨 쉬는 과정에서 없어진대. 대부분의 지방은 숨을 쉬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의 형태로 빠져나가. 다이어트 중 ‘숨 쉴 때’ 지방이 달아난다니 신기하지? 이 과정을 알아야 살이 빠지는 것이 더 찌는 것보다 어렵다는 것을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될거야.

앞서 말했듯 “살이 쪘다=지방이 쌓였다”는 의미야. 에너지로 공급되고 난 나머지 지방은 탄소+수소+산소로 구성된 중성지방이라고 불리는 화합물로 몸에 축적돼.

“살이 빠진다=중성지방을 대사시킨다”는 뜻이야. 식단 조절 및 운동을 통한 다이어트 중, 지방세포 내에 저장된 탄소가 분리됨으로써 중성지방 대사 현상이 일어나. 식단조절도 해야하고 운동도 해야하고 중성지방을 대사시키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닌거야.

열심히 다이어트를 하면 중성지방을 대사시키기 위해 지방분해효소인 리파아제가 분비돼. 이 라파아제가 지방을 분해하고, 이 지방은 ATP(에너지대사 유기화합물), 수분, 이산화탄소로 배출되는 거지.

이에 따라 “지방을 태우다=호흡으로 날아간다”는 의미로 볼 수 있어. 중성지방은 산소, 수소, 탄소로 구성돼 있는데 호흡을 하는 과정에서 산소와 결합해 이산화탄소와 물의 형태로 바뀌어. 호흡 시 이산화탄소로 배출되는 중성지방이 84%나 돼. 나머지 16%는 땀, 소변, 대변, 눈물 등 수분으로 배출돼. 빠진 살은 대부분 공중으로 분해되는 것인데, 호흡을 주관하는 폐가 체중감량 시 지방의 주요배설기관이라는 뜻이야.

위 과정은 몸무게 감량 시 10kg의 지방덩어리가 이산화탄소와 물로 존재하는 비율을 계산한 결과야. 지방 분해 원자들이 몸 밖으로 나가는 경로를 추정하니, 이중 8.4kg이 호흡 시 이산화탄소로 배출되고, 남아있는 1.6kg는 수분이 된다는 점을 기반으로 설정된 지방 대사과정이야.

지방이 주로 호흡을 통해 ‘태워진다’는 것은 체중감량에 있어 운동이 중요한 이유가 되고, 지방을 태우는 데는 지방을 쌓는 것보다 많은 시간이 걸려. 지방을 쌓는 일은 ‘많이 먹는 일’에 포커스를 두지만, 지방을 태우는 일은 ‘일련의 활동’이 지속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지.

그렇다고 평소에 숨을 ‘빡세게’ 쉰다고 해서 살이 빠지는 것은 아니야. 운동 신체활동 시 그 호흡을 통해 지방이 이산화탄소로 변해 날아간다는 뜻이야. 다이어트 시 유산소 운동을 통한 격렬한 호흡이 체중감량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살 빼려면 덜 먹고 열심히 운동하자!

이번 건방진 퀴즈에서 ‘살=지방’으로 한정시켜놨지만 사실 ‘살=근육’이 될 수도 있어. 특히 마른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을 찌울 때는 지방이 아닌 근육이 필요해. 하지만 이 내용에서 근육을 끌어들이려면 더 살떨리게 복잡해지므로 살=지방으로 통일 시켰어. 근육을 찌우는 일은 지방을 찌우는 일보다 더 어렵고, 실제 근육으로 살을 찌우는 일은 단백질 대사 관련한 지식을 바탕으로 식습관 운동 습관에서 꾸준한 노력이 필요해.

지방을 두고 설명한 ‘살’벌한 ‘살의 여정’을 제대로 이해 했길 바라. 지방의 축적 과정과 지방 태우는 과정을 바로 이해했다면, 이제 다이어트의 기본이 왜 덜 먹고 더 움직여라!인지도 알겠지? 자신의 의지와 건강상태가 다 맞물려서 살 빼는 일은 더 어렵고 힘들기도 해. 빠져도 유지하기란 더 힘든 일이고…, 살 빼는 일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님을 알았으니, 오늘 다이어트에 또 실패한 자신을 너무 나무라진 말자.

매일 ‘살’ 타령인 여러분에게 마지막으로 건방진 한마디! 살은 죄가 없다! 늘 과식하고 운동은 하지 않는 ‘내 탓’이 태반이니, ‘살’을 구박하지 말자. 몸의 이치를 따라 덕지덕지 붙은 살, 원리를 잘 이해해 지방의 여정에 맞게 훨훨 태워 잘 보내주기로 하자!  

참고 저널 : 생리학 리뷰(Physiological Reviews), 영국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Nature Cell Biology)

—–<편집자 주>

‘건’강 정보 ‘방’대하다! ‘진’짜만 골라 ‘퀴즈’로 풀어보는 <건방진 퀴즈>. 기존의 기사형식을 타파하고 더 친근하게 접근, 퀴즈로 익혀가는 건강 정보 기사입니다. 건방진 퀴즈 컨셉에 따라 살짝 건방진 말투를 사용하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건강한 생활을 바라는 진정성은 진심 가득이니 ‘반말 사용’ 정중히 양해 부탁드립니다. 새롭게 시작한 연재 <건방진 퀴즈>는 매주 1회 찾아갑니다. 궁금증이나 의견이 있으면 ‘건방진 예의’를 갖춰 댓글 및 메일로 보내주세요. 성실히 기사에 참고하겠습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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