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 코비드’가 노년층에게 암보다 무서운 이유

1000명 당 장애보정 손실연수 롱 코비드 80, 심장병 52, 암 50

롱 코비드에 걸릴 경우 병원에 입원하지 않은 사람 1000명 당 80년 이상의 DALY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장기 코로나19(롱 코비드)가 노년층에 심장병이나 암보다 더 큰 건강 부담을 야기한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21일(현지시간) 《네이처 의학(Nature Medicine)》에 발표된 미국 재향군인부(VA)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CNN이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2020년 코로나19 감염된 이후 30일 넘게 생존한 14만 명에 가까운 미국 재향군인의 의료 기록과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없는 VA애 등록된 재향군인 600만 명의 의료기록을 비교했다. 연구진은 롱 코비드 관련 관련된 80개 이상의 다양한 합병증으로 초래되는 위험의 총계를 ‘장애보정 손실연수(DALY‧Disability Adjusted Life Year)’로 측정했다. DALY는 조기 사망 또는 장애로 인해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없는 햇수를 뜻한다. 1 DALY는 질병으로 인해 상실된 1년의 건강한 삶을 나타낸다.

그 결과 롱 코비드에 걸릴 경우 병원에 입원하지 않은 사람 1000명 당 80년 이상의 DALY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위성턴대의 ‘건강 측정 및 평가 연구소(IHME)’의 글로벌 질병 부담 연구에 따르면 심장병은 1000명 당 52 DALY, 암은 50 DALY를 각각 유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롱 코비드가 심장병이나 암보다 더 심한 건강 손실을 발생시킨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연구책임자인 VA 건강관리시스템의 임상역학센터장인 지야드 알 앨리 박사는 “충격적 결과였기 때문에 여러 차례 다시 분석을 했으나 결과는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연구결과를 다시 검토한 결과 롱 코비드가 심장 문제, 혈전, 당뇨병, 신경계 합병증, 피로 및 정신 건강의 어려움 등 방대한 건강장애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그리 놀라운 결과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몇 가지 한계를 갖고 있다. VA 건강시스템에 등록된 사람은 평균 연령이 60대이며 약 90%가 남성이다. 따라서 이 연구 결과는 그보다 젊은 층이나 여성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또 조사가 이뤄진 시기에는 코로나19 백신과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이었기에 조사대상자 중에서 백신 접종을 받거나 항바이러스 치료제 처방을 받은 사람이 없었다.

연구진은 양성 반응이 나온 경우만 코로나19 감염 그룹에 포함시켰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는 많은 사람이 의료 기록에 기록되지 않은 상태에서 감염을 겪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감염 그룹에 속해 있어야 할 사람들이 통제 그룹에 포함되었을 수 있다 점에서 감염 이후 위험에 대한 연구진의 추정이 실제 위험보다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번 연구는 초기 감염 당시 사람들이 직면했던 위험에 대한 냉정한 그림을 그려낸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하지 않은 사람이 처음 병에 걸린 후 약 6개월 동안 여전히 사망 위험이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2년간 환자들이 롱 코비드의 수많은 증상을 겪을 위험은 낮아졌지만 연구 대상이 된 77개 증상 중 약 3분의 1의 위험은 여전히 높게 유지된 것으로 조사됐다. 그에 해당하는 증상은 혈전, 정상적인 심장 박동보다 느린 심장 박동, 피로, 당뇨병, 위장 문제, 수면 문제, 근육과 관절 통증, 두통, 청각과 후각 상실, 자율 신경계 기능 장애 등이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jprasopen.com/article/S2352-5878(23)00029-3/fulltext)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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