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맥주=통풍 유발자?… 왜 ‘치맥’만 갖고 그럴까

치맥은 억울하다... 통풍에 ‘소주+곱창’, 레드와인+스테이크’도 조심

‘통풍’은 ‘치맥’에 짝꿍 키워드처럼 따라붙는 질병이 됐다. 소주에 곱창, 와인에 스테이크도 매한가지인데 매번 ‘치맥’만 입방에 오르니 치맥 입장에선 자기만 당해 억울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폭염에 시원한 맥주와 치킨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치맥의 계절에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통풍을 주의하라’는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7-8월은 통풍환자도 급격히 늘어난다. 치맥 때문은 아니다.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혈액 내 수분의 양이 줄어 혈액 내 요산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져서다.

많은 사람들이 ‘치맥’을 자주 즐기면 체내에 요산이 과다 축적돼 발생하는 관절염인 통풍(痛風)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통풍’은 ‘치맥’에 짝꿍 키워드처럼 따라붙는 질병이 됐다. 소주에 곱창, 와인에 스테이크도 매한가지인데 매번 ‘치맥’만 입방에 오르니 치맥 입장에선 자기만 당해 억울하다.

물론 통풍은 식습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혈액 내에 요산, 즉 음식을 통해 섭취되는 퓨린(purine)이라는 물질을 인체가 대사하고 남은 산물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요산염 결정이 관절의 연골, 힘줄, 주위 조직에 침착돼 나타나는 병이기 때문이다. 요산은 퓨린 유도체로서 탄소, 산소, 수소, 질소 등으로 이루어진 유기화합물을 말하며, 혈액, 체액, 관절액 내에서는 요산염의 형태 존재한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치맥이 통풍 유발’이라면서 건강에 나쁜 궁합이라고 꼽는다. 여기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퓨린이 요산 수치를 높이기 때문에 퓨린 함유량이 높은 맥주는 통풍환자가 피해야 할 식품인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문제는 치킨과의 조합만을 유독 경계시 하다가 다른 음식들에는 신경을 안 쓸 수 있다는 점이다. 통풍환자라면 ‘치맥’만이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 관절염 협회가 제시하고 있는 『통풍 고위험 식품 분류 목록』에 따르면 퓨린 고(高) 함유량 식품은 맥주, 와인 할 것 없이 모든 술 종류를 비롯해 간, 등 육류 내장(곱창), 생선, 굴, 홍합, 새우, 게 등 해산물도 해당된다. ‘치맥’의 닭고기는 소고기, 돼지고기, 오리고기, 햄 등과 함께 퓨린 중(中) 함유량에 속해 있다. 이대로라면 모든 술과 많은 안주들이 퓨린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순 없다.

‘치킨+맥주’ 뿐 아니라 ‘소주+곱창’, ‘화이트와인+생선’, ‘레드와인+스테이크’ 등도 통풍에 좋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치맥’만을 경고하기 보단 통풍환자들이 조심해야 할 음식 중 한가지로 이해하는 게 맞다.

더욱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치맥’으로 인한 통풍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통풍은 식습관이 중요하긴 하나 발병 자체는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한다. 식습관에서 퓨린이 들어간 식품들을 주의해야 한다는 뜻이지 치맥 자체가 통풍을 유발하진 않는다.

통풍에 걸리면 주로 엄지발가락이나 발목 부위를 송곳으로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이 나타나다. 손, 손목, 발등, 무릎과 같이 다른 관절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며 무언가 스치기만 해도 아프다고 호소할 정도다. 심할 경우 발열과 오한이 동반되기도 한다. 통풍은 증상 자체로도 고통스럽지만 관절 손상과 신장 기능 저하 등 여러 합병증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평소 과식이나 기름진 음식, 음주를 피하고 건강 체중 조절이 중요하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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