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언제부터 배우고 기억했을까? (연구)

인간의 학습기억 등 복잡한 행동 유전자 약 6억 5천만년 전에 기원

인간의 학습, 기억, 공격성 및 기타 복잡한 행동에 필요한 유전자가 약 6억 5천만 년 전에 기원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금이야 누구나 아무거나 배울 수 있고 자연스럽게 무언가를 기억하기 때문에 뇌의 당연한 기능이라 생각하지만, 원초적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도대체 언제부터 인간은 배우고 기억하고 일을 처리하는 등의 복잡한 학습 기능을 가지게 됐을까? 인간이 생겨난 태초부터? 최근 이에 대한 실마리를 푼 연구결과가 나와 흥미롭다.

영국 레스터 대학교 유전학 및 게놈 생물학과의 신경 유전학 그룹의 로베르토 페우다 박사와 스위스 프리버그 대학 공동 연구진은 학습, 기억, 공격성 및 기타 복잡한 행동에 필요한 유전자가 약 6억 5천만 년 전에 기원했다는 사실을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인간이 무언가를 행동하고자 하는 것은 뇌의 영역이다. 세로토닌, 도파민, 아드레날린과 같은 모노아민(monoamine)이 신경계에서 신경 조절제 역할을 하여 학습 및 기억과 같은 복잡한 행동 및 기능을 통제하고 조절한다. 뿐만 아니라 잠을 자고 먹는 등 기본적 욕구도 뇌가 처리한다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과학계에 잘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러한 모노아민의 생산, 감지 및 분해에 필요한 유전자가 어떻게 해서 언제부터 생겨났는지에 대한 기원은 잘 알려진 바가 없다. 연구진은 이 기원을 밝히기 위해 전산 방법을 사용하여 인간 유전자의 진화 역사를 재구성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모노아민 생산, 변조 및 수신과 관련된 대부분의 유전자가 좌우대칭동물(bilaterian; 왼쪽 오른쪽 얼굴을 가지고 있는 동물계) 줄기 그룹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곧 인간과 다른 동물이 모노아민에 의해 뇌신경계가 조절되어 복잡한 행동을 이어왔다는 진화적 기원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뉴런 회로를 조절하는 진화론적 방식이 빅뱅으로 알려진 캄브리아기 생물폭발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을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예측이다. 캄브리아기의 생물대폭발은 5억 4200만 년 전에 다양한 종류의 동물화석이 갑작스럽게 출현한 지질학적 사건을 일컫는다. 당시 환경과의 상호 작용과 생존을 위해, 뇌 신경 회로의 유연성이 활발해지고 발달되면서 오늘날 인간과 동물의 삶에 다양한 변화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페우다 박사는 “이 연구결과는 인간이 어떻게 다차원의 복잡한 행동을 해올 수 있었는지에 대한 기원을 밝히고, 동일한 뇌 뉴런이 어떻게 보상, 중독, 공격성, 섭식 및 수면 등의 다양한 분야를 모두 조절 통제하는지 여부를 명확히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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