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과 관련해서는 매일 커피 2잔 이상 마시는 사람이 그 위험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커피를 한 잔도 안마신 사람이 혈압이 더 높다는 것. 국제학술지 ‘임상 고혈압'(Clinical hypertension) 최신호에 실린 국내 의료진의 연구결과다.
이화여대 의과대 환경의학교실 하은희 교수, 순환기 내과 편욱범 교수로 이뤄진 공동 연구팀은 2012∼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세 이상 1만 2133명을 대상으로 하루 중 커피 섭취량과 고혈압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남자 5,303명, 여자 6,830명으로 이뤄진 연구 대상자를 하루 커피 섭취량에 따라 2잔 이하 그룹(9,260명), 2잔 초과 그룹(2,873명)으로 구분해 고혈압 유무를 살폈다.
이에 따라 성별로는 남성의 32%, 여성의 17%가 각각 하루에 2잔이 넘는 커피를 마시는 그룹에 포함됐다.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경우, 항고혈압 약물로 치료 중인 경우로, 분석 시점을 기준으로 전체 대상자의 19.4%(2,359명)가 고혈압 상태였다.
커피 섭취량과 고혈압 상태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하루 섭취량 2잔 이상 사람의 고혈압 위험이 2잔 이하로 마시는 사람보다 16%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연관성은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특히 두드려졌으며, 최대 24%까지 고혈압 위험이 낮았다.
심혈관질환과 커피와의 관련성은 이전에도 속속 드러난 바 있지만, 커피 섭취로 인해 고혈압을 예방한다거나 완화시킬 수 있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개인의 상태를 고려하여 커피 섭취는 하루 3잔 이하가 적당하다.
이 결과는 커피와 고혈압 발생의 인과관계를 정확히 규명한 것은 아니지만, 한국인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하루 2잔이 넘는 커피 섭취가 고혈압과 반대의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