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약으로 뇌종양 치료 가능할까?…표적 신약 대기 중

[ASCO 2023] 세르비에 개발, 신경교종 3상 INDIGO 연구서 "효과 확인"

뇌종양은 시력장애, 안면신경 마비, 위장장애, 배변·배뇨장애, 정신장애 등도 나타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뇌종양 환자 치료에 경구용 표적치료제를 사용하는 시대가 가시권에 들었다. 강력한 독성반응을 일으켜 정상 세포까지 사멸시키는 현행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를 대체할 것이란 전문가 평가도 나온다.

다국적제약기업 세르비에가 개발한 표적약 ‘보라시데닙(vorasidenib)’이 그 주인공으로, 현재 아이소시트르산 탈수소효소(isocitrate dehydrogenase, IDH) 1 및 2에 돌연변이가 발생한 신경교종(glioma) 환자 치료에 글로벌 신약 허가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보라시데닙의 글로벌 허가 임상인 INDIGO 연구 결과는 최근 성료한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3) 석상에서 공개됐다. 해당 결과는 학회 발표와 동시에 국제학술지 ≪NEJM≫ 최근호에도 게재됐다.

일단 해당 3상 분석 결과, 이 치료제를 사용한 신경교종 환자들에선 위약군에 비해 질병 진행까지의 시간을 유의미하게 지연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르면, 보라시데닙을 투여한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27.7개월로 위약군 11.1개월과 비교해 질병 진행 또는 사망에 대한 위험비를 61%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보라시데닙 치료군의 경우 다음 치료까지 걸리는 기간이 유의하게 연장됐다.

해당 임상에는 북미 및 유럽, 중동 등의 10개국 총 77개 임상센터에 등록된 IDH 변이가 있는 2등급 신경교종 환자 331명이 등록됐다.

임상참가자들의 연령 범위는 12세~80세였으며, 잔존 또는 재발성 2등급 IDH1 또는 IDH2 변이 희소돌기아교종 또는 성상세포종, 신경교종이 발견된 환자들이었다. 항암화학요법 및 방사선 치료가 즉각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이들만 스크리닝을 통해 연구에 참여할 수 있었다.

임상을 발표한 뉴욕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잉고 K. 멜링호프 박사는 “경구용 표적치료제의 사용으로 종양 진행 위험을 6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결과는, 뇌종양 치료에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INDIGO 임상은 연구 설계가 잘 된 임상으로 경구용 표적치료제를 사용해 표준 화학요법과 방사선 요법의 사용을 지연시킬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작업이었다”며 “특히 이번 결과는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한데다 임상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고 설명했다.

보라시데닙은 약물 투과가 어려운 뇌혈관장벽(BBB)를 통과하는 물질로, IDH1 및 IDH2 효소의 활성을 억제하는 경구용 표적치료제로 개발됐다. 여기서 IDH1 돌연변이의 경우 2등급 신경교종의 약 80%에서 발견되며, IDH2 변이는 약 4%에서 발생한다.

올해 3월 보라시데닙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았다. 현재 2/3등급 신경교종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병용요법을 평가하는 임상 1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다른 약제와의 병용 방안도 검토 중에 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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