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아틴은 정말 탈모의 원인일까?

탈모나 대머리 유발한다는 확증 없어

크레아틴은 대표적인 근육강화보충제다. 인기가 높은 만큼 그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연구도 많다. 미국 노바사우스이스턴대 운동생리학자 호세 안토니오 박사는 “크레아틴은 500건 이상 과학적 연구의 주제”라면서 “어떤 식품보조제나 식이보충제도 지원 데이터를 이렇게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크레아틴에는 탈모를 일으킨다는 소문이 끈질기게 따라다닌다. 최근 미국 남성 잡지 멘즈헬스 닷컴에서 이 소문이 진실인지 다뤘다. 탈모는 거의 70%의 남성에게 위협이 되므로 머리카락 손실을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머리카락을 유지하는데 가장 큰 위협은 대부분 유전자이다. 탈모증, 스트레스, 암 치료와 같은 질병과 함께 유전이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는 주요 원인이라는 것. 이 목록에 크레아틴 보충제는 들어있지 않다.

크레아틴이 탈모 원인이라는 소문이 생긴 것은 초기의 한 연구에서 비롯됐다. 안토니오 박사는 “연구들이 계속 진행 중이지만 현재의 증거는 크레아틴이 탈모나 대머리를 유발한다는 것을 나타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문은 2009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대학생 연령대 럭비 선수 그룹이 3주 동안 매일 크레아틴을 복용한 연구에서 시작됐다. 이 연구는 참여자들의 머리카락에서 테스토스테론 부산물(dihydrotestosterone, DHT)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증가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DHT는 고농도에서 모낭을 수축시키고, 머리카락 성장 주기를 단축하며, 머리카락을 가늘게 만들 수 있다.

국제적 연구팀과 함께 이를 검토한 안토니오 박사에 따르면 당시 연구에서 보충제를 복용한 럭비 선수들 중 누구도 실제로 탈모를 경험하지 않았다. 또한 크레아틴 복용 그룹은 위약 그룹보다 DHT 수치가 23% 낮은 기준에서 시작했고, DHT 증가도 정상적 한계 내에서 유지됐다. 즉, 선수들의 DHT 기준수치가 낮았고 낮은 상태로 유지됐다는 의미다. 안토니오 박사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는 것이 ‘생리적으로 의미가 있다’는 결론과 동일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후 다른 임상 실험들이 테스토스테론에 대한 크레아틴 보충제의 효과를 조사했지만 지금까지 남아프리카 연구팀의 결과가 되풀이된 사례는 없었다. 그럼에도, 당시 연구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크레아틴 탈모설’이 생겼다.

▶크레아틴은 무엇인가?

크레아틴은 아미노산 유도체다. 이는 근육이 짧은 지속 시간, 고강도 운동을 위해 에너지를 생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포스포크레아틴(PCR) 분자를 만들고 저장하도록 돕는다.

안토니오 박사는 크레아틴이 기억력과 뇌 기능을 향상시키고 신경근 질환, 제2형 당뇨병,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외상성 뇌손상 환자들에게 이로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크레아틴은 운동과 더불어 노화에 관련된 근육 손실을 늦추거나 되돌리는 작용을 할 수 있다.

▶모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크레아틴을 약으로 승인하지 않았으나,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증’(GRAS, General Recognized as Safe)했다. 올바르게 사용하면 크레아틴은 근육량의 형태로 체중이 약간 증가하는 것 외에 부작용이 크지 않다.

하지만 영양학자 레슬리 본시는 “크레아틴이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닐 수 있다”고 말한다. 본시에 따르면 크레아틴은 대부분의 고기와 생선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유기화합물이기 때문에, ‘일상 식단의 일부로 크레아틴을 섭취하지 않는’ 채식주의자들에게 보충제가 더 이로울 수 있다.

또한 근본적인 신장 질환이 있는 남성은 보충제 사용 전에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핵심은 권장량을 지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3~5g 정도가 적당하다. 한 번에 20g을 먹는다고 헐크가 되는 것은 아니다. 크레아틴은 수용성으로 너무 많이 섭취하면 그만큼 배설되기 때문이다.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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