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진탕 후유증, 얼마나 갈까?

뇌의 시상 연결성 급증하고 특정 신경전달물질 분비 자극

뇌진탕을 겪은 사람의 절반 정도만이 6개월 이내에 완전히 회복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뇌진탕 환자 중 상당수가 회복하는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며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뇌(Brain)》에 발표된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6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캠브리지대의 인지 및 의식 이미징 그룹의 연구진은 뇌진탕을 겪은 사람의 절반 정도만이 6개월 이내에 완전히 회복되며, 이는 다른 최근 연구에서 예측한 90%보다 훨씬 낮은 수치라고 밝혔다. 뇌진탕 환자의 거의 절반이 뇌 영역이 서로 통신하는 방식에 변화가 생기며 이는 피로, 사고 및 기억력 장애를 포함한 장기적인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경미한 외상성 뇌손상을 입은 108명의 환자와 건강한 지원자 76명의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 스캔을 비교했다. 또한 환자들의 지속적인 증상도 평가했다.

그 결과 약 45%는 뇌 손상 후에도 피로, 집중력 저하, 두통 등의 증상을 여전히 겪고 있음이 밝혀졌다. 이 환자들은 시상이라는 영역에 이상이 있었다. 이 부위는 모든 감각 정보를 통합하고 이 정보를 뇌 전체에 전달한다.

뇌진탕에 걸리면 시상과 뇌의 나머지 부분 사이의 연결성이 증가한다. 이렇게 연결성이 증가하면 시상에서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하려고 하기 때문에 환자의 예후가 나빠진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의 한명인 레베카 우드로우 연구원은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MRI 같은 일상적 스캔에선 명백한 뇌의 구조적 손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우리의 연구에서는 뇌의 중계 시스템인 시상의 연결성이 급증한다는 분명한 증거가 나왔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현상에 대해 “시상하부가 예상되는 손상에 대해 과잉보상을 하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으며, 이것이 환자가 경험하는 오래 지속되는 증상의 일부 근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PET) 스캔에서 얻은 추가 데이터도 분석했다. PET는 신체 조직의 국소적인 화학 성분을 측정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환자가 어떤 장기적인 증상을 보이는지에 따라 주요 신경전달물질과 연관성을 파악할 수 있었다.

뇌진탕으로 기억력 장애와 같은 인지 문제가 발생한 환자의 경우, 연구팀은 시상과 신경전달물질 노르아드레날린이 많은 뇌 영역 사이의 연결성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우울증이나 짜증을 보이게 된 환자는 세로토닌이 풍부한 뇌 영역과 연결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책임자인 엠마누엘 스타마타키스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가벼운 외상성 뇌 손상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고령화 인구의 감소와 저소득 및 중산층 국가의 도로 교통 사고 증가로 인해 경미한 외상성 뇌 손상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연구를 통해 뇌진탕에 따라 증가하는 뇌신경전달물질을 표적으로 하는 약물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향후 환자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특정 증상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법 제공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academic.oup.com/brain/advance-article/doi/10.1093/brain/awad056/7051141?login=false)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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