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우울증….2년 안에 이 질환 위험 83% 높여

美 예일대 연구팀 “심리 상담과 혈압 관리 병행해야”

임신 중 우울증을 겪으면 출산 후 24개월 이내 심혈관질환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산후우울증에 대해선 많은 사람이 알고 있지만 임신 중 우울증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임산부는 분만에 대한 걱정, 배우자와의 관계, 호르몬 변화 등 다양한 이유로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 출산 뒤보다 임신 초기에 우울증 위험이 더 크다고 보는 의사도 있다.

임신 중 우울증을 겪은 여성은 출산 후 2년 이내 심혈관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임산부의 정신 건강이 신체 건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셈이다. 미국 예일대 연구팀이 임산부 10만 명 이상을 조사해 내린 결론이다.

연구팀은 2007~2019년 미국  메인 주에서 출산한 여성의 심혈관질환 발병 여부를 추적해 임신 중 심리 상태와 비교했다. 그 결과 우울증을 겪은 산모의 심혈관질환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산모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았다.

임신 우울증과 관련성이 가장 높은 질병은 심장 혈관이 좁아지는 ‘허혈성 심장질환’이었다. 우울증을 겪은 산모는 허혈성 심장질환 위험이 약 83% 높았다. 부정맥이나 심정지 위험은 60%, 심근병증(심장 근육에 이상이 생기는 병)은 61% 높았다.

임신 자체가 산모의 혈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고려해 임신 중 고혈압 진단을 받지 않은 산모들을 대상으로 다시 비교했을 때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산모의 우울증이 심혈관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검증된 것이다.

기존에도 우울증과 심혈관질환의 관련성을 검토한 연구는 많았지만, 임산부에게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 연구는 처음이다. 이번 연구는 산모들의 흡연 여부, 임신 전 건강 상태, 분만 당시 나이 등의 조건이 비슷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더욱 높다.

연구팀은 “산모는 태아와 자신을 위해 정기적으로 심리 상담을 받아야 한다”며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기 위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하고 당뇨 예방을 실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심장 협회 저널»에 게재됐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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