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비만치료주사제 약물, FDA 승인약 3배 효과?

다이어트의 숙명인 메스꺼움·구토 증상도 없이…극적인 체중감소 가능

다이어트 약물의 가장 큰 부작용인 메스꺼움, 구토 등 증상을 없애는 치료제가 과연 나올까? 관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은 약물보다 치료 효과가 3배 이상 더 높은 비만치료 주사제 약물(화합물)이 만들어졌다.

미국 시라큐스대 의대와 뉴욕주립대 업스테이트의대(SUNY) 공동 연구팀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와 ‘펩타이드YY(PYY)’의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펩타이드를 만들었다. 이 특정 화합물(GEP44)을 16일 동안 투여받은 비만한 생쥐들은 통상 먹는 음식량의 80%까지 덜 먹게 되는 걸로 나타났다. 이들 생쥐의 체중은 평균 12% 줄었다.

이 같은 비만 치료 효과는 GLP-1 수용체만 활성화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주사제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의 3배가 넘는다. 리라글루타이드와 달리 이번에 개발된 특정 화합물(GEP44)은 메스꺼움, 구토 등 부작용을 전혀 일으키지 않았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시라큐스대 의대 로버트 도일 교수는 “체중 감량과 메스꺼움, 구토 등 증상을 없앨 수는 없다는 오래된 통념을 깬 데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런 부작용이 없으면 면 비만 환자에게 더 높은 수준의 약물 용량을 투여할 수 있다. 경과(예후)도 더 좋고 화학요법을 받는 동안 삶의 질도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팀은 이 화합물 때문에 체중이 줄어든 것은 식사량을 줄이는 것 외에 움직임과 심박수가 빨라지고 체온이 높아져 칼로리를 더 많이 태우는 것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이 화합물의 몸 안 반감기는 약 1시간밖에 안되기에 연구팀은 반감기가 훨씬 긴 펩타이드를 설계해 만들었다. 이는 하루에 주사를 여러 번 맞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고 일주일에 1~2회 주사할 수 있음을 뜻한다.

연구팀에 의하면 차세대 화합물인 GEP44로 치료받은 생쥐는 치료가 끝난 뒤에도 계속 날씬한 체격을 유지했지만, 종전 비만치료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GEP44는 혈당을 낮추고 췌장의 특정 세포를 인슐린을 생성하는 세포로 바꿔 당뇨병으로 망가진 세포를 대체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GEP44는 또한 펜타닐 등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생쥐의 욕구를 크게 낮추는 걸로 드러났다. 이런 효과가 인간에게도 나타난다면 마약 중독자의 치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일 교수는 “위 우회술이나 위소매절제술처럼 몸에 메스를 대지 않고 비만을 주사제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라큐스대 의대·뉴욕주립대 업스테이트의대(SUNY)에 봉직하고 있다. 연구에는 시애틀아동연구소 크리스챤 로스 박사 연구팀도 참여했다. 비만 수술로 잘 알려진 위 우회술을 받으면 체중이 지속적으로 줄고 당뇨병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위험이 뒤따르기에 환자들이 위 우회술을 쉽게 받을 수 없다. 이런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장 호르몬 수용체와 상호작용하는 다른 치료법을 설계했다.

연구팀은 특정 화합물(GEP44)에 대한 특허를 신청했다. 조만간 영장류에서 이를 시험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최근 미국화학학회에서 발표했다고 미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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