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배야” 식중독 복통, 어떻게 다를까?

지사제, 항구토제 함부로 사용하지 말아야...경과 나빠질 수도

식중독 발생 시 발생하는 복통은 장시간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사진=bymuratdeniz/게티이미지뱅크]
봄철에는 식중독 환자가 늘어난다. 4월부터 환자가 증가하기 시작해 6월 정점을 찍는다. 한여름보다 이 시기 환자가 많은 건, 아침·저녁 선선한 기온에 안심하고 음식을 방치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식중독은 인체에 유해한 미생물이나 유독물질이 든 식품을 섭취했을 때 발생한다. 가장 흔한 식중독 형태는 ‘세균성 식중독’인데, 세균이 만들어내는 독으로 발생하는 ‘독소형’과 세균 그 자체로 발생하는 ‘감염형’이 있다.

식중독 발생 시 나타나는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구토,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이다. 우리 몸은 독소, 세균 등 유해한 물질이 들어왔을 때 이를 내보낼 목적으로 이런 증상을 일으킨다. 독소가 소화관 위쪽에 있을 땐 구토, 아래쪽에 있을 땐 설사를 통해 몸밖으로 배출한다.

세균이 장벽에 붙거나 뚫고 들어가면 소화기 증상뿐 아니라 발열이 발생하기도 한다. 일부 세균이 만들어내는 독소는 신경마비, 근육경련, 의식장애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식중독으로 발생하는 복통의 특징은 무엇일까? 복통의 원인은 무수히 많아, 통증 양상만으로 식중독을 구별하긴 어렵지만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는 “식중독일 땐 구토, 복통, 설사가 거의 동시에 급속히 발생한다”며 “과민성 대장으로 인한 복통은 배변 후 조금 편안해지지만, 식중독으로 인한 복통은 장시간 지속되고 발열이 동반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응급실에서 복통 질환을 감별할 땐 이런 증상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며 “복부 초음파와 CT 등으로 감별한다”고 덧붙였다.

구토, 설사 등으로 수분이 손실되기 때문에 식중독 환자는 일차적으로 ‘수액 공급’이 필요하다. 순수한 물보다는 포도당이나 전해질이 포함된 물이 흡수가 빠르니, 끓인 물에 설탕이나 소금을 타서 마시거나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다. 설사가 줄면 미음, 쌀죽 등 기름기 없는 음식부터 섭취하도록 한다. 혈변이나 발열이 심할 땐 의사 판단에 따라 항생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구토나 설사가 심하다고 지사제나 항구토제를 함부로 사용하는 건 권장되지 않는다. 박 교수는 “구토는 위장의 독소를 배출하는 반응이고, 설사는 장내 독소를 씻어내는 것”이라며 “약제를 잘못 사용하면 독소나 세균 배출이 늦어져 회복이 지연되고 경과가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에는 신선한 식재료를 구입해 위생적인 환경에서 세척·조리해야 한다. 조리한 음식은 상온에 2시간 이상 두지 말고, 식기세척기 등 열 발생이 많은 기구를 피해 음식을 두도록 한다.

고령층은 체중과 체지방이 줄면 체력이 함께 저하돼 식중독 발생 시 회복이 어려워진다. 60세 이후에는 평소 식사량을 지나치게 줄이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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