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중년의 ‘쓸개’, 집밥이 좋아 vs 암 증상은?

예후(치료 후 경과) 나쁜 담낭·담도암, 1년에 7452명 발생

담낭·담도암 예방을 위해 우선 담석증에 걸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채식 위주의 전통 집밥을 먹고 내장류-육류를 줄여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내 쓸개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쓸개도 나이 들면 각종 병을 앓는다. 담석증을 비롯해 암도 생긴다. 담낭(쓸개)·담도(쓸갯길)의 암이 그 것이다. 담낭·담도암은 위암, 대장암 등에 가려져 있지만 국내 10대 암일 정도로 환자 수가 많다. 쓸개 건강에 대해 경각심을 다시 가져야 한다.

◆ 중년의 건강 위기… 담석증도 가세

담석증은 담낭(쓸개)에 있던 액체(콜레스테롤)가 돌처럼 굳어져(결석) 복통과 메스꺼움이 나타나는 병이다, 증상이 없는 경우도 적지 않고 담낭·담도암 위험을 높인다. 특히 담석증은 여성 환자가 남성의 2배 정도다. 40세가 넘으면 급격히 증가하는데, 임신으로 인한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의 과다 분비, 호르몬 대체요법에 의한 호르몬 불균형, 피임약 등은 담즙 안의 콜레스테롤을 늘려 담석증의 원인이 된다. 유전, 과체중-비만도 위험요인이다.

◆ 3cm 이상의 큰 담석, 암 위험… 1년 여성 신규 암환자 3440명

일부 담낭·담석의 경우 담낭벽까지 굳어지면 담낭암 위험이 높아진다. 3cm 이상의 큰 담석을 오래 두면 암 위험이 커진다. 2022년 12월 발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담낭·담도암은 7452건 발생해 전체 암 중 9위를 차지했다. 남자(4012건) 못지 않게 여자(3440건) 환자가 많다. 5년 상대생존율은 29.0%로 위암(78.0%)과 큰 차이가 날 정도로 예후(치료 후의 경과)가 나쁘다.

◆ 늦게 발견하는 담낭·담도암… 통증, 황달 나타나면 꽤 진행된 경우

암 초기에는 증상이 없어서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렵다. 복통이나 간 기능 검사상의 이상만 있을 수 있다. 담석증으로 알고 담낭을 절제하고 보니 암이 있는 사례가 가끔 있다. 건강검진의 복부 초음파 검사에서 초기 담낭암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국가암정보센터 자료). 일반 증상으로 체중 감소, 피곤, 메스꺼움, 구토, 오른쪽 상복부나 명치 통증, 황달이 생길 수 있다. 이 때 피부와 눈의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고, 갈색 소변과 회백색 변을 누며, 피부에 가려움증이 나타난다.

◆ 담낭·담도암 위험 요인은?….민물고기회, 간염, 담석 등

담낭암은 환경적 요인과 유전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 간흡충(간디스토마)은 사람의 담도 안에서 기생하면서 담도암을 발생시킬 수 있다. 민물회를 먹으면 간흡충에 감염될 수 있으므로 민물고기는 반드시 익혀 먹고, 민물고기를 손질한 칼과 도마는 뜨거운 물로 깨끗이 씻어야 한다. 2) 간염에 걸리면 담낭·담도암 위험이 커지므로, B형 간염 예방접종을 안 한 사람은 꼭 해야 한다. 3) 담석이 있는 경우(특히 3cm 이상) 담낭암 위험이 높으므로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 채식 위주의 전통 집밥… 내장류-육류 줄여야

담낭·담도암 예방을 위해 우선 담석증에 걸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많은 내장류-육류 등을 줄이고 채식 위주의 전통 집밥이 권장된다. 섬유소가 많은 채소, 나물 등을 골고루, 적정량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담즙은 지방의 소화를 돕지만, 콜레스테롤이 너무 많으면 담석이 될 수 있다. 음식 조절과 적절한 운동을 통해 자신의 체격에 맞는 건강 체중을 유지하는 게 좋다.

    김용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