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환경 유해 마취제 사용 금지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 효과 2500배 높은 데스플루레인

데스플루레인은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 유발 효과가 2500배나 높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영국을 구성하는 4개 연방국의 하나인 스코틀랜드가 병원에서 환경 유해 마취가스인 데스플루레인(desflurane)의 사용을 금지시켰다. 영국의 국가의료보험체계인 국민건강서비스(NHS)에 따르면 수술 중 환자의 의식을 잃지 않게 하는 마취제인 데스플루레인은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 유발 효과가 2500배나 높다고 한다. 이 마취제를 금지시킨 건 세계 최초라고 영국 BBC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7년 데스플루레인의 최고 사용량을 기록했던 스코틀랜드가 사용금지에 들어가면 연간 17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만큼의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스코틀랜드 국립 그린 시어터 프로그램의 마취과 의사이자 임상 책임자인 케네스 바커 박사는 10년 넘게 다양한 수술에 사용해 온 마취제가 환경에 매우 해롭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마취과 의사로서 하루 사용한 데스플루레인 양이 그날 1078km 운전한 것과 맞먹는 배출량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즉시 사용 중단을 결정했고 많은 동료 마취과 의사도 동참했다“고 말했다.

영국 병원은 이미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 지난 몇 년간 40개 이상의 잉글랜드의 40개 병원과 웨일스의 여러 병원이 사용을 중단에 들어갔다. 대신 지구 온난화 효과가 이산화탄소의 130배 정도로 그 20분의 1 수준인 세보플루레인(sevoflurane)이나 아예 비기체 마취제를 사용하고 있다.

NHS 잉글랜드는 2024년부터 스코틀랜드와 마찬가지로 예외적인 상황 외에는 사용을 금지하는 유사한 금지 조치를 도입할 예정이다. 2020년 NHS의 데스플루레인 사용량 분석에 따르면 영국 전체 병원에서 사용을 금지하면 매년 1만1000가구에 전력 공급할 때 발생하는 것과 같은 유해한 배출량 감소 효과가 발생한다고 한다. 유럽의 많은 국가들도 향후 몇 년 내에 비슷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왕립마취과의사회의 헬기 요한슨 부회장은 “영국 전역의 마취과 의사들이 마취가스가 환경에 미칠 수 있는 피해의 정도를 인식하고 점점 더 많이 사용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NHS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것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NHS는 정말 탄소 집약적인 산업“이라며 ”난방이 어려운 낡은 병원건물을 개선하고 환자가 이동하는 거리를 줄이는 등 다른 변화에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마취 가스는 NHS 탄소 발자국의 약 2~5%에 불과하다. 그래서 아산화질소 같은 다른 의료용 가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다. NHS 잉글랜드의 탄소중립 전략에는 보다 환경 친화적인 난방 및 조명 시스템, 친환경 차량, 의약품 및 장비 공급 방식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것이 포함돼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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