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불뚝이 ‘ET 몸매’, 말랐다고 방심하면 안돼!

특히 '심혈관질환' 주의... 고혈압 2.3배, 당뇨·관절염 1.6배↑

겉으로 보기엔 말랐어도 배만 불뚝하게 나온 일명 ‘ET형 몸매’라면, 비만으로 분류하지 않더라도 각종 만성질환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선우성 교수는 “복부비만이 있다면 특히나 협심증 등의 심내혈관 질환의 발병과 사망 가능성이 높기에 혈관 콜레스테롤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겉으로 보기엔 말랐어도 배만 불뚝하게 나온 일명 ‘ET형 몸매’라면, 비만이 아니더라도 각종 만성질환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키와 몸무게만 생각해 비만이 아니라고 안심해선 안 된다.

최근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선우성 교수 연구팀은 ‘복부비만’을 기준으로 만성질환 위험성을 더 정확히 가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통상적인 비만 분류 방식의 한계를 지적한 것이다.

복부비만이란 배에 과도한 지방이 축적한 상태로 남성의 경우 허리둘레가 90㎝(35.4인치) 이상, 여성은 85㎝(33.5인치) 이상인 경우에 해당한다.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지’ 최근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연구팀은 2016∼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남녀 2만6481명을 대상으로 복부 비만이 각종 만성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복부비만 환자는 남성이 58%를 차지했으며 평균 허리둘레는 94.9 cm였다. 평균적으로 나이는 51.2세, 키와 몸무게는 각각 166.2㎝와 77.2kg이었다.

이들은 허리둘레가 정상인 대조군보다 암과 골다공증을 제외한 모든 만성질환의 발병 위험도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고혈압은 2.3배 △이상지질혈증·당뇨병·관절염 등이 각각 1.6배씩 높았다.

논문은 “제2형 당뇨병과 대사증후군에 있어서는 키와 체중을 기준으로 하는 체질량지수(BMI)보다 복부 비만의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난다”면서 “비만 관련 만성질환에 있어 허리둘레를 독립적인 예측 위험 인자로 규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아시아인의 경우 BMI가 복부 비만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아시아 여성은 동일한 BMI라도 백인 여성보다 복부 내장지방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선우 교수는 “의학적으론 ‘건강에 안 좋은 비만’이 중요한데, BMI만을 기준으로 하면 ‘억울한 사람’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이 연구는 BMI 대신 허리둘레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만성질환과의 관계성을 더욱 잘 특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BMI가 건강적 특성을 잘 보여주지 못하는 예시로 근육이 많아서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 태어날 때부터 원래 뼈가 조금 무거운 경우(일명 ‘통뼈’), 말랐는데 배만 나온 경우 등을 꼽았다.

선우 교수는 이어 “말랐는데 배만 나온 경우도 그다지 (건강에) 좋지 않은 경우”라면서 “이를 포함해 복부비만이 있다면 특히 협심증 등 심내혈관 질환의 발병과 사망 가능성이 높기에 혈관 콜레스테롤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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