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출전에…안와골절 전문가 “아픈데 참았을 거예요”

"안 아플 수 없다" 경기 뛰기엔 무리 있는 상태로 판단

손흥민이 24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대한민국-우루과이 경기에서 볼다툼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손흥민이 24일 열린 카타르 월드컵 우루과이 전에서 부상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경기력을 보였다. 일각에선 많이 회복됐기 때문일 것이란 추측을 내놓았지만 안와골절 전문가 의견은 다르다.

“뛰다보면 좀 아플 거예요. 안 아플 수가 없는데 참고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울성모병원 안과 양석우 교수는 손흥민이 부상 투혼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골절 부위에 직접적으로 충격이 가는 헤딩을 하지 않아도 부상 부위에 충격이 전달됐을 것이란 설명이다. 양 교수는 “보통 상해 등으로 안와골절 수술을 하게 되면 7, 8주 정도의 진단서를 받는다”며 “손흥민은 3주 정도 된 걸로 알고 있는데 아무래도 경기를 뛰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광대뼈도 좀 깨졌다고 들었는데 그러면 스크루(금속 고정물)를 박아야 하고 뛰면 울리거나 주변에 뻐근함이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원칙적으로는 경기 출전을 하면 안 되는 상태라는 설명이다.

손흥민은 이날 헤딩을 피하는 등 부상 부위를 보호하면서도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보였다. 상대 선수의 태클로 크게 넘어지기도 했다. 양 교수는 “양말이 찢어질 정도로 태클을 걸었는데 실려 나오는 줄 알았다”며 “넘어지는 과정에서 부상 부위에 충격이 당연히 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와(눈구멍)에 골절이 발생하면 주로 내측뼈나 하측 부위의 뼈가 깨진다. 두께가 얇은 내측뼈는 수술을 안 해도 되는 사례들이 많다. 이런 환자들은 2주 정도 지나면 가벼운 달리기를 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른다. 수술을 한다면 최소 한 달은 지나야 운동이 가능하다. 특히 근력운동을 할 땐 얼굴로 압력이 많이 가해지기 때문에 운동 시 아프다면 휴식기를 좀 더 길게 가져야 한다.

안와골절이 일어나면 복시와 같은 후유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양 교수는 “뼈가 조금만 깨졌다면 깨진 부위로 근육이나 지방이 낄 수 있다”며 “”눈을 움직일 때 낀 부위가 당기면서 물체가 2개로 보이는 복시 현상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복시가 안 생긴다면 많이 깨졌다는 의미일 수 있다. 근육 등이 걸릴 수 없을 정도로 넓게 깨진 것”이라며 “그럴 땐 뒤쪽으로 공간이 넓어지기 때문에 나중에 함몰이 온다. 수술 부위가 넓으니 통증도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깨진 부위가 넓다고 해서 복시가 안 오는 건 아니다. 수술 후 복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넓게 골절이 일어나면 눈 안의 내용물을 잘 정리해 집어넣고 아래 부위에 임플란트를 대는 등 수술 과정이 보다 복잡해지는데 이 과정에서 수술 부위가 많이 붓게 된다. 양 교수는 “부기가 빠지고 괜찮아지면 다행이지만 임플란트가 너무 큰 게 들어갔다거나 오히려 수술 과정에서 근육 등이 끼게 되면 복시가 생길 수 있다”며 “심하면 재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간단한 수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술 후 실명되는 사례들도 있다. 시신경을 잘못 건드렸을 때 발생한다. 양 교수는 “눈뼈는 깔때기 모양이어서 안으로 들어갈수록 좁아진다. 그 부분에 임플란트가 깊게 들어가면 시신경 부분에 맞닿을 수 있어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며 “그래서 동공 반사를 확인하면서 수술을 한다. 동공이 흔들리면 무리가 가고 있구나 판단하고 조정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숙련된 의사에게 수술 받는 일이 중요하다.

얼굴의 다른 부위에 손상이 가기도 한다. 안와의 깨진 부위가 아래쪽이면 코허리, 뺨, 어금니의 감각을 담당하는 신경이 지나는 터널 안쪽으로 대개 깨지게 된다. 골절을 입는 과정에서 이 부분에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 양 교수는 “수술 직후 치과에서 마취주사를 맞은 것처럼 뺨 등에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환자들이 있다”며 “일시적인 데미지를 받은 것이라면 향후 정상으로 회복되지만 수술을 무리하게 진행했다면 정상으로 돌아오기 어렵다. 환자들이 이 부분을 굉장히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안와골절을 입으면 주변 신경이 상할 수 있으니 환자는 얼굴 감각을 잘 체크하고 의사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 의사는 환자에게 신경이 많이 상했다는 사실과 불편한 상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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