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수험생에게 약 되는 말 Vs 독 되는 말

[채규만의 마음이야기] 수능시험 불안 극복하기

수능시험이 다가오면 학부모도 자녀들이 혹시 실수라도 하지 않을까 긴장하고 불안해하고 걱정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이제 고3 수험생에겐 피할 수 없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수능시험이 다가오면 수험생도 긴장하고 불안하지만, 학부모도 자녀들이 혹시 실수라도 하지 않을까 긴장하고 불안해하고 걱정한다.

수험생 부모들은 교회 또는 절에 가서 철야 기도회를 하기도 하고, 심지어 시험 당일 시험장 학교 교문에 ‘잘 붙으라는 심정으로 엿을 붙이기도 한다. 또 식구들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집중해서 시험을 잘 보라”고 수험생에게 당부한다. 부모님들의 이러한 행동이 자녀의 수능 점수 향상에 득이 될까 독이 될까?

필자가 몇 년 전 상담한 한 수험생은 평소 모의고사 성적이 뛰어났는데, 수능 시험에선 기대 이하의 점수가 나와 원하는 대학에 못가고 3수를 하고 있었다. 이 학생은 ’시험 불안증’으로 떨고 있었다. 수능을 보기 전 시험 불안에 대해 코치를 집중적으로 해주었다. 다행히 예상대로 성적이 나와서 이 학생은 이른바 ‘In 서울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수험생 가족이 수험생이 다음 주 수능을 잘 치르도록 시험불안증을 덜어주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 시험 불안의 원인과 증상

시험 불안은 누구나 경험한다. 시험 과정보다 결과에 대한 지나친 기대나 강박 관념은 건강하지 못한 불안이다. 다음과 같은 심리적 신체적 증상을 보인다.

▸심리적 증상 : 시험일이 가까울수록 공부에 집중하기 더 어렵고, 시험 보는 도중에도 시험에 집중하기 어렵다. 평소 잘 아는 답도 기억나지 않다가, 허망하게도 시험이 끝나면 떠오른다. 낯선 문제에 부딪히면 시험을 망치거나 실패할 것이라 예상하면서 당황한 나머지 집중력을 잃거나 이미 아는 내용도 기억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평소에 공부한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서 좌절하고 힘들어한다.

▸신체적 증상 : 너무 걱정한 나머지 심신이 소진돼 시험을 볼 때면 몸이 불편하거나, 두통, 설사, 배가 아픔, 메스꺼움, 현기증 등이 나타난다. 시험 중 손에 땀이 많이 나거나 안절부절 못하며 화장실에 갈 상황이 자주 생기기도 한다. 불안이 심한 수험생은 시험 당일 배가 아프지만, 병원에 갈 수도 없고 몸의 상태가 좋지 않아서 시험을 잘 못 보며, 시험 성적이 예상대로 잘 안 나오면 복통을 비롯한 신체적 문제 때문에 망쳤다고 하면서 스스로 위로하거나 변명하기도 한다.

■시험을 잘 보는 것에 대한 정의

수험생 부모가 생각하는 ‘자녀가 시험을 잘 본다’는 정의는 ‘점수가 잘 나와서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는 것’이다. 이런 결과를 가져오려면 어떻게 시험에 접근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돕거나. 제안하는 사람은 드물다. 시험 점수를 최대한 끌어 올리는, 시험을 잘 보는 정의는 다음과 같다.
▸시험 때 긴장을 완화하고 평소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는 것 : 인간은 운동, 심리적인 경쟁 등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여러 상황에서 지나치게 긴장하면 불안감이 발생해 오히려 수행기능이 떨어진다.

▸뇌의 장기 기억 처리 해마체 부위에 담긴 정보를 100% 활용하는 것 : 시험을 아무리 잘 보려고 해도 두뇌에 정보가 저장되어 있지 않으면, 정답을 맞힐 수 없다. 정보가 두뇌에 많이 저장되어 있어도 그것을 100% 활용하지 못하면 좋은 시험 성적을 얻을 수 없다.

▸ 시험 결과보다 시험 과정에 집중하고 몰입 : 시험에 몰입하지 못하는 수험생은 정답이 생각나지 않으면 즉시 시험 결과 모드로 전환되어 시험 도중에 “어머니나 가족 또는 모두가 실망하실 텐데…,” “또 1년 재수해야 하나, 끔찍해” 라고 속으로 말하며 부정적 결과를 상상한다. 이러면 자신의 앞에 있는 문제에 집중할 수 없다.

■시험 불안에 대한 대책

컴퓨터는 불안과 연관이 없어 메모리 용량이 변하지 않지만, 인간의 기억 용량은 불안과 상관관계가 높다. 불안이 심해지면 작업 기억 용량이 줄어들지만, 시험이 끝나고 긴장이 완화되면 기억이 되살아난다. 시험에서 자신의 기억 용량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심리적 심상 훈련과 준비 운동이 필요하다.

▸시험 직전 심상 훈련과 심호흡법
– 잠시 눈을 감고 복식 호흡을 하면서 신체 긴장을 완화 시킨다. 배를 부풀리면서 코로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고, 배를 당기며 입으로 숨을 천천히 내 쉬기를 10회 정도 반복한다.
– 자신이 평소 긴장을 풀고, 도서실이나 자기방 책상, 카페 등 문제를 가장 잘 푸는 장소에 있다고 두뇌에 입력을 시킨다. 신체는 시험장에 있지만, 마음은 어디든지 자신이 편안한 곳에 갈 수 있다.
▸시험 과정에 집중하는 심리적 전략
1) 문제를 잘 읽고, 질문 속에 감추어진 함정 등을 곰곰이 생각하고 차분하게 답변하고,
2) 문제를 풀다가 어려우면, 그 문제에 집착하지 말고 다음 문제를 풀도록 할 것.
3) 시간이 남으면, 풀지 못한 어려운 문제를 다시 풀려고 찾아 시도할 것.
4) 시험지를 제출하기 전에 항상 검토할 것.
▸ 시험을 잘 보는 자세와 태도
– 자신감과 긍정적인 마음이나 태도를 유지할 것 : 자신을 안정시키는 심리적인 대화 기법은 “내가 평소에 공부한 것을 최대한 발휘하려고 노력하자.” “시험의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자” 등이다.
– 시험을 보는 중에도 자주 심호흡을 하며 긴장 완화 기술을 실습할 것.
– 평소 건강한 체력을 유지할 것.

■ 수험생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과 도움이 안 되는 조언

▸수험생에 도움이 안 되는 조언 : 시험 불안을 증가시키는 말
– 시험을 꼭 잘 봐야 한다.
– 좋은 점수를 얻어야 명문대에 갈 수 있다. 이번에는 꼭 합격해야 한다.
– 너는 우리 집의 희망이다. 너의 시험 결과에 달려 있다.
– 성적이 잘 나오면 선물 해 줄게.
– 시험에 대해서 걱정하거나 염려하지 마!: 걱정을 피할 수 없고, 부자연스러워 도움이 안 됨.

▸수험생에 도움이 되는 말
– 불안하고 긴장이 될 텐데, 긴장을 풀고, 평소 시험 볼 때처럼 편안하게 시험을 보도록 해라.
– 시험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그냥 최선을 다하도록 해요.
– 긴장되고 염려가 클 수 있는데, 그럴 때마다 심호흡도 하면서 자신을 안정시키도록 해.
– 좋은 성적을 내려는 생각을 버리고, 너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노력해봐요.

이러한 심리적인 대처 방법을 자신에게 적용하려고 시도하는데도 잘 안 되고 불안하다면 불안증이 심한 경우이므로 시험 불안 상담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1주일 밖에 남지 않았지만, 불안증이 심각한 수험생에겐 이것이 최선의 길이다. 특정 건강기능식품이 위약효과를 거둘 수는 있겠지만, 모두에게 듣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묘약은 없다. 불안해서 시험을 치기 힘들 것 같으면 당장 불안장애를 전문으로 보는 심리상담가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찾아가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

    채규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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