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형 아이’…뇌 백질 발달 늦어(연구)

폭력성, 반사회적 행동 가능성 높아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성장기 아이들은 뇌 모양이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성장기 아이들은 뇌 모양이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패턴이 올빼미형으로 바뀌는 아이들은 나중에 행동 문제가 생기고 뇌 발달도 아침형인 아이들과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호주 멜버른 신경정신의학 센터 연구진은 200여 명의 십대 청소년과 이들의 부모를 대상으로 아이들의 수면 습관과 정서 및 행동 웰빙에 대한 일련의 설문을 7년 동안 여러 차례 진행했다. 몇 년의 간격을 두고 두 차례 뇌 스캔을 진행해 뇌 발달에 관해서도 조사했다.

연구진은 뇌가 정보를 처리하고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게 하는 뇌의 결합조직인 백질 구조의 변화 지도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과거 연구에 따르면, 아침형과 저녁형 인간의 백질 구조에는 차이가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수면 습관 변화가 시간이 지나면서 백질이 어떻게 발달하는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12~13세 전후 청소년기 초기에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저녁형 인간이 된 아이들은 몇 년 후 폭력성, 규칙 위반, 반사회적 행동 증가 등 행동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반면, 불안이나 기분 저하와 같은 정서적 문제 위험은 커지지 않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러한 연관성이 역방향으로는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즉, 청소년기 초기 정서 및 행동 문제가 있는지 여부가 아침형 인간이 될 지, 저녁형 인간이 될 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저녁형으로 수면 습관이 바뀐 아이들은 아침형 수면 습관을 지속한 아이들과 뇌 발달 속도도 달랐다. 저녁형인 아이들의 백질은 아침형인 아이들보다 적었다.

백질(white matter)은 뇌의 조직으로 회백질 사이를 연결하는 신경섬유이며 정보를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인지뿐 아니라 감정 및 행동 발달을 돕는 데 청소년기 이루어지는 백질 성장이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청소년의 정서 및 행동 건강을 돕기 위해 초기 수면-기상 습관을 잘 형성해야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저녁 늦게 잠자리에 들고 다음날 아침 늦게 일어나는 저녁형 수면 패턴은 학교 생활을 하는 청소년기에 만성 수면부족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것이 정서 및 행동 문제 위험을 높이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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