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에서 미세플라스틱 검출 (연구)

이탈리아 연구, 76% 모유에서 미세플라스틱 검출

사람의 모유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람의 모유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마르케폴리테크닉대(Universita Politecnica della Marche) 연구진은 출산 후 일주일이 지난 34명의 건강한 산모로부터 얻은 모유 샘플을 분석했는데, 이 중 76%에 해당하는 26개 샘플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연구진은 산모가 플라스틱 포장에 든 음식이나 음료, 해산물을 얼마나 많이 섭취했는지와 플라스틱이 들어있는 개인 위생 용품을 얼마나 사용했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모유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것과의 상관관계는 발견하지 못했다. 주위 환경에 미세플라스틱이 너무 광범위하게 퍼져있어 노출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 저자 중 한 명인 발렌티나 노타르스테파노 박사는 “모유 속 미세플라스틱과 관련된 위험 요인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임산부들에게 플라스틱 포장 용기에 든 음식과 음료, 합성섬유로 만든 옷, 미세플라스틱이 들어있는 화장품 사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연구진이 2020년에 수행한 연구에서는 사람의 태반에 미세플라스틱이 있음을 발견했다. 그 외 다른 여러 연구를 통해서도 사람의 혈액, 젖소의 우유, 분유를 먹이는 데 널리 사용되는 폴리프로필렌 젖병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

이전의 연구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사람의 세포주(cell lines), 실험실 동물, 해양 야생동물에 미치는 악영향을 보여주었지만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미세플라스틱은 5미크론(1m의 100만 분의 1)  미만의 작은 플라스틱으로 음식 포장재뿐 아니라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치약, 세정제 등 여러 제품에 들어있다. 크기가 매우 작아 하수처리시설에서 걸러지지 않고 바다와 강으로 그대로 유입되어 바다 생물들이 먹기도 하고, 결국 인간이 섭취하게 되어 환경을 파괴하고 인간의 건강을 위협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2미크론보다 작은 입자는 분석하지 못했지만, 모유에 그보다 작은 플라스틱 입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화학적 오염물질에 특히나 취약한 유아의 건강에 미세플라스틱이 미칠 잠재적 영향에 큰 우려를 표했다.

노타르스테파노 박사는 “그럼에도 오염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해 발생하는 단점보다는 모유 수유의 장점이 훨씬 크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며 “모유 수유를 줄여서는 안되며, 그보다는 오염을 줄이는 법을 추진하거나 대중의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과학 저널 ‘폴리머(Polymers)’에 ‘Raman Microspectroscopy Detection and Characterisation of Microplastics in Human Breastmilk’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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