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10명 중 8명 소변서 제초제 성분 검출”

발암물질 논란에 휩싸인 글리포세이트 나와

2310개의 소변 샘플 중 1885개에서 글리포세이트(Glyphosate) 성분이 검출됐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인 80% 이상의 소변에서 널리 사용되는 제초제 성분이 검출됐다고 미국 CBS가 1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국립영양조사국은 미국 인구를 대표하는 2310개의 소변 샘플 중 1885개에서 글리포세이트(Glyphosate) 성분이 검출됐다는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표본의 거의 3분의 1은 6세~18세 어린이와 청소년이었다.

글리포세이트는 미국에서 널리 쓰이는 제초제 라운드업이 활성 성분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구(IARC)가 발암물질일 가능성인 높다고 평가한 물질이다.

미국의 환경단체인 환경워킹그룹(EWG)의 독성학자인 알렉스 템킨은 11일 이번 보고서에 대한 성명에서 “글리포세이트는 미국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제초제이지만 지금까지 노출에 대한 데이터는 거의 없었다”면서 “미국의 어린이들은 사실상 매일 먹는 음식을 통해 정기적으로 암을 유발하는 이 제초제에 노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환경보호청(EPA)은 식품 공급에서 글리포세이트 수치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아이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구체적인 규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글리포세이트의 흔적은 과거에도 어린이용 시리얼, 유아용 조제분유, 유기농 맥주와 와인, 병아리콩 후무스(서남아시아의 전통요리)에서도 발견됐다. 라운드업은 2018년 독일 제약회사 바이어가 인수한 다국적 식량기업 몬산토가 생산하는 제초제다.

EPA는 2020년 이 화학물질이 건강에 심각한 위험이 아니며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 연방항소법원은 지난달 EPA에 이 같은 조사결과를 재조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미국 대법원도 지난달 라운드업이 암을 유발하는지 여부를 놓고 진행 중인 수천 건의 소송을 중단시키려는 바이어의 신청을 기각했다.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은 지난해 5월 수십 년 간 라운드업을 사용하면서 비호지킨 림프종이 발병했다고 주장하는 캘리포니아 남성에게 바이엘사가 25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반면 바이어사도 지금까지 라운드업이 암을 유발했다고 주장하는 4건의 주 지방법원 재판에서 승소했다고 CBS는 전했다.

바이엘사는 글리포세이트가 안전하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지만 내년부터 주거용 라운드업 제초제에서는 글리포세이트를 다른 물질로 대체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가용 제품 및 농장용 제품에서는 글리포세이트를 계속해서 사용할 예정이다.

해당 보고서는 다음 링크(https://wwwn.cdc.gov/Nchs/Nhanes/2013-2014/SSGLYP_H.htm)에서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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