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우면 왜 잠들기 어려워질까?

날이 더우면 수면을 방해 받아 뇌가 제 기능을 못할 뿐 아니라, 휴식도 제대로 못 취하게 된다. [사진=fizkes/게티이미지뱅크]
간혹 새벽에 잠을 깰 때가 있다. 갑자기 잠을 깰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는 것 같다면 ‘더위’가 원인일 수 있다.

저녁 시간 물을 많이 마셨다거나 낮잠을 오래 잤다거나 늦은 밤 카페인 섭취를 했다면 새벽에 깰 수 있다. 그런데 이 같은 특정한 이유가 파악되지 않는다면 실내 온도가 잠을 깬 이유일 수 있다는 것.

기후 위기로 전 세계적인 기온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아직 크게 덥지 않을 시기 불쑥 무더위가 찾아오기도 한다. 과학자들이 향후 50년간의 기온을 예측한 자료에 의하면, 지구 온난화로 기온이 계속 상승할 예정이며, 이는 사람들의 수면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된다.

숙면의 필수 조건 중 하나는 ‘쾌적한 온도’다. 이를 충족하지 않으면 선잠을 자게 되거나 수시로 깨게 된다.

지난 2020년 국제학술지 ≪인공환경을 위한 과학과 기술(Science and Technology for the Built Environment)≫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침실 온도 상승과 수면 시간 감소는 서로 연관성을 보였다.

높은 온도는 깊은 수면으로 접어드는 ‘3단계 수면’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면 단계는 휴식을 위해 뇌의 활동이 느려지는 단계로, 주변 온도가 올라가면 이 수면 단계에 제대로 도달하지 못하거나 머무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뇌가 충분히 쉬지 못하게 된다.

온도가 오른다는 의미는 활동을 위해 에너지를 사용하는 시간이라는 의미다. 우리는 활발하게 활동하는 오전과 오후에 체온이 올라간다. 반면, 잠을 잘 때는 체온이 내려가며 에너지를 비축하게 된다. 즉, 주변 온도가 올라가면 우리 뇌는 활동을 하는 시간으로 인지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잠을 깨게 되면 뇌가 해야 할 일들을 못하게 된다. 수면은 전날 뇌에 쌓인 불필요한 정보들을 제거하고 기억을 통합하는 기능을 한다. 또, 깊은 수면 단계에서는 알츠하이머 치매 및 경도 인지 장애와 연관이 있는 단백질 잔해들을 청소한다.

수면은 이처럼 뇌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잘 자는 일은 중요하다. 더운 환경은 물론 추운 환경도 수면을 위한 이상적인 환경은 아니며 약간 시원하게 느껴지는 정도가 좋다.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침실 온도는 18℃ 전후다. 하지만 온도에 대한 민감도는 개인차가 있는 만큼, 18℃를 무조건 고집하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온도를 찾는 것이 좋다. 이는 습도와 같은 외부 요인, 개인의 건강 상태 등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아직 에어컨을 켜지 않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손과 발을 이불 밖으로 내놓고 자는 것이 숙면을 취하는 한 요령이다. 몸의 중심부와 머리, 손과 발의 온도 차이가 발생하면 숙면을 유도할 수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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