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마다 치매 위험 차이 날까?…유전자 확인(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의 발생과 관련이 있는 인간 게놈(유전체)의 75개 유전자 좌(gene locus)를 확인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중에는 그동안 알츠하이머병과 연관을 짓지 못했던 42개 유전자 좌도 포함됐다.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소(Inserm) 연구팀은 수천 명의 게놈을 분석한 결과, 알츠하이머병과 관련이 있는 75개 유전자 좌를 발견했다. 이중 유전자 좌 몇몇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 뇌 속 베타 아밀로이드의 축적에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뇌세포에서 찾아낸 타우 단백질의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도 확인했다. 타우 단백질 생산에서의 이상 변화는 알츠하이머병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의 장 샤를르 랑베르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유전적 위험 점수를 개발했다”며 “아직 초안 단계여서 임상 사례에 사용할 정도는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이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할 위험이 어느 정도 있는 그룹을 구분하는 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는 알츠하이머병과 연결돼 있다. 연구팀은 “그러나 왜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뇌에 베타 아밀로이드 수치가 더 높으며, 인지기능이나 뇌 기능이 저하될 위험이 더 높은지는 아직 완전히 이해되지 않고 있다”며 “대부분의 알츠하이머병은 다른 유전적 요인과 대기오염과 같은 환경적 요인의 상호작용에 의해 유발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발달의 배후에 있는 게놈 영역을 확인하는 것 외에도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면역 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게놈에 수정이나 변화가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변화는 독성 물질을 제거함으로써 ‘찌꺼기 수집기’ 역할을 하는 중추 신경계의 면역 세포인 마이크로글리아(미세아교세포)의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며 “분석 결과 종양괴사인자 알파 의존성 신호경로가 세포발달에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런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기 위해 고안된 치료법의 향후 임상시험이 베타 아밀로이드, 미세아교세포, 종양괴사인자 알파 신호전달경로를 목표로 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랑베르 박사는 “향후 연구에서 유전자 위험 점수의 정확성을 검증할 계획”이라며 “이번 연구에서 나온 유전 지식은 머지않은 미래에 알츠하이머 환자의 초기 임상 관리를 위해 중요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New insights into the genetic etiology of Alzheimer’s disease and related dementias)는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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