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정부, ‘위드 코로나’ 전문가 의견 들으시죠?”

11월 ‘위드코로나’ 시작과 함께 ‘백신 패스’가 도입될 예정이다. [사진=뉴스1]
위드 코로나 전환을 앞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회가 5차 대유행이 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29일 ‘위드 코로나에 대한 우려와 대책 수립’ 권고문을 발표하며, 백신접종률만으로는 위드 코로나를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진료현장의 목소리가 정확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코로나19일상회복지원위원회를 관련 전문가 단체를 포함해 재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호기 의협 코로나19대책 전문위원회 위원장(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내과 교수)은 “코로나19가 완전히 안정기에 접어들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로 5차 대유행이 오지 않을지 염려하고 있다. 확진자가 2만 명까지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의협은 개인방역수칙과 지역사회 수칙 등 사회적 거리두기 원칙 준수를 더 강조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백신접종 후에도 돌파감염이 10% 이상 발생하고 있고 델타·델타플러스 등 변이 바이러스 감염력이 커지고 있어 현재 유럽국가에서 대유행이 재발하고 있다는 이유다. “정부는 백신별 돌파감염률과 돌파감염의 사망률, 백신 접종 후 중환자 발생의 원인 분석 등 다양한 정보를 공개해 국민에게 경각심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적이고 질적인 방역수칙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숫자나 업소 등에 따른 방역이 아닌, 방역지침 수준과 감염신뢰 영역으로 구별해 방역지침을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밀집된 지하철은 가능하지만, 식당은 불가한 것, 함께 일하거나 가족인 사람을 접종·미접종 방역 기준으로 다른 처분을 받는 것 또한 근거가 없는 기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함께 밀접하게 생활하는 이들 중 개인 방역수칙을 잘 지킴으로써 형성되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감염신뢰버블’, 접촉자 통보 등 합리적인 방역수칙을 수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5차 대유행 올 수 있다


코로나 검사를 받고 있는 시민들. [사진=뉴스1]
특히 5차 대유행을 대비한 시나리오와 대책이 필요하며, 대규모 환자 발생에 따른 중환자 진료체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에 약 1000병상이 있고 비상시에 약 2000병상을 운용할 계획이지만, 환자가 그 이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협은 “단순히 병상을 늘리는 것이 아닌, 중환자를 케어할 수 있는 인력 보완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환자 급증 시 의료기관 마비, 의료체계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가치료와 생활치료소 준비도 언급했다. 의협은 “지역사회 가까운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재가치료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 재가치료 및 생활치료소 입소 전, 일반의가 아닌 전문의에 의한 환자 상태 평가체계를 구축해 중증환자를 구별하고, 환자의 상태가 변화할 경우를 대비해 비상연락, 조기진단 및 이송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생활치료소 치료 환경이 매우 열악하고 부실해 퇴소 후 감염 확산 등 허점이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항체치료제, 경구치료제 투여 기준 수립·시설과 인력 보강·생활치료소 10일 격리 후 감염력 조사 분석 및 공개 등을 제안했다.

그밖에 자가검사키트의 오용이 방역의 구멍이 될 수 있으므로 임의적인 사용을 중단하고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백신접종 관련 사망자 유족을 위한 사망 재난지원금 예산 편성을 촉구했다.

의협은 “단계적 일상회복 정책이 마련돼야 하지만, 개인 및 지역사회의 방역수칙 준수가 전제조건이다”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국가의 방역대책 및 감염병 정책 수립을 위해 전문가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와 더욱 긴밀히 협의할 것을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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