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영양제 먹을 필요 없다

[사진=pinkomelet/gettyimagebank]
“뇌 영양제에 쓸 돈을 유산소 운동에 써라”

미국 하버드 의대 부속 브리검 여성 병원의 개드 마셜 박사의 조언이다. 알츠하이머 연구 및 치료 센터장인 그는 미국에서 50세 이상 성인의 25%가 기억력을 개선하고 치매를 예방하려는 목적으로 뇌 영양제를 먹지만,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단언했다.

‘하버드 헬스 퍼블리싱’에 따르면 의사의 처방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뇌 영양제는 대개 △오메가3 지방산 △비타민 E △비타민 B 등을 주성분으로 하는 영양보충제다.

이 성분들은 이른바 ‘지중해식 식단’에 풍부한 성분들로, 해당 지역민들이 뇌가 다른 지역보다 건강하다는 점에 착안해 뇌 영양제로 제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성분들이 두뇌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으로 밝혀진 것은 많지 않다.

‘하버드 헬스 퍼블리싱’은 뇌 영양제의 주요 성분에 관해 지금까지 과학적으로 밝혀진 사실을 정리했다.

◆ 오메가3 지방산 = 고등어와 연어 등 기름진 생선에 많은 성분이다. 뇌세포 막 형성에 도움을 주고, 항산화 및 항염증 효과가 있다. 생선을 많이 먹으면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을 낮춘다는 사실은 입증됐으나, 오메가3 지방산이라는 단일 성분도 똑같은 효과가 있는지는 입증되지 않았다. 마셜 박사는 “긍정적인 효과는 오메가3 지방산이 아니라, 생선을 많이 먹었을 때 나타났다”고 말했다.

◆ 비타민 E = 그나마 제한적인 효과가 입증된 성분이다. 2014년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 E를 경증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들에게 고용량 투여했을 때 일상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인지 기능을 유지하는데 단기적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비타민 E가 치매를 예방하거나, 증상을 완화하지는 못했으며 고용량 투약은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을 높이는 부작용이 있었다.

◆ 비타민 B = 영양실조 상태거나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환자가 아니라면, 일반인에게 이 성분이 부족한 경우는 드물다. 마셜 박사는 “게다가 두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과학적 증거도 없다”고 지적했다.

◆ 징코 빌로바 = 은행잎에서 추출한 성분이다. 79세 이상 노인 3,000명을 대상으로 6년간 추적한 연구에 따르면 이 성분은 치매의 진행을 완화하는 효과가 없었다. 마셜 박사는 “치매 예방 및 완화가 목적이라면 이 성분을 먹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런 과학적인 설명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뇌 영양제에 열광하고 있다. 마셜 박사는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보다 영양제를 먹는 게 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뇌 영양제에 쓸 돈이 있다면 유산소 운동을 하고 채식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라”면서 “그것이 기억력과 두뇌 건강을 장기적으로 개선하는 훨씬 나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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