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증 환자, 양성 유방종양-갑상샘종 발생률 ↑

[사진=13Smile/shutterstock]
자궁내막증이 있으면 양성 유방종양과 양성 갑상샘종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산부인과 육진성 교수가 특정 사용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정보를 추천하는 정보 필터링(IF) 기술의 일종인 추천시스템을 이용해 자궁내막증과 관련된 질병을 분석한 결과이다.

자궁내막증은 여성호르몬 변화에 따라 통제되고 조절되는 대표적인 여성호르몬 의존성 질환이다. 자궁내막조직이 생리 중에 질을 통해 배출되지 않고 난관을 통해 골반 내로 들어가 난소 등 주변 장기에 붙어 증식해 자궁내막증을 유발한다. 비교적 흔한 질환으로 생리통, 난임, 비정상 자궁출혈 등을 일으키지만 현재까지 정확한 발생기전은 밝혀지지 않았다.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 4월호에 이번 연구를 발표한 육진성 교수는 자궁내막증 환자 1만1273명의 심평원 표본환자데이터를 대상으로 추천시스템을 적용해 자궁내막증과 관련이 있는 후보 질환들을 추출했다.

추천시스템은 기계 학습의 일종으로 사용자들의 소비패턴을 읽어내 연관 품목을 추천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아마존을 이용한 사용자가 기저귀를 구매했다면, 기저귀를 산 다른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연관성이 높은 분유를 추천하는 식이다.

육 교수는 국내 최초로 추천시스템을 이용해 질병 간 연관성을 살폈다. 그 결과, 자궁내막증과 연관된 후보 질환은 30개로 나타났다. 이 후보 질환에 대해 검증한 결과, 자궁내막증 환자에서 양성 유방종양은 2.58배, 양성 갑상샘종은 1.62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궁내막증과 양성 유방종양, 양성 갑상샘종 간의 연관성은 각각의 발생기전과도 연결돼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가장 유력한 연결고리는 ‘요오드’다.

해조류, 어패류에 풍부한 요오드는 우리 몸에서 갑상선 호르몬 생성을 돕는다. 체내에 요오드가 부족하면 갑상선은 필요한 만큼의 호르몬을 만들기 위해 커지면서 목 앞쪽이 부어오른다. 요오드 부족은 여성호르몬을 증가시켜 양성 유방종양 발생 가능성도 높인다.

이를 통해 볼 때 자궁내막증의 발생기전에도 여성호르몬과 관련이 있는 요오드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추측된다.

육 교수는 “자궁내막증은 여성의 임신과 출산에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며 “요오드가 각종 호르몬 분비에 관여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자궁내막증의 발생기전을 알아가는 과정에 폭넓게 활용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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