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세입자, 누가 더 스트레스 받나?

[사진=Who is Danny/shutterstock]
남의 집을 빌려 쓰는 사람과 빌려주는 사람 중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 사람은 누구일까?

최근 연구에 의하면 세입자가 집주인보다 스트레스 수치가 높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혈액 내의 특정한 생물학적 지표를 측정한 결과다.

영국 에식스 대학교 연구팀은 ‘C반응성 단백질(CRP)’이라는 생물학적 표지자를 살펴 이러한 결과를 도출했다. 이 단백질은 스트레스, 부상, 감염 등이 일어났을 때 혈액 내에서 급격한 수치 증가를 보이는 물질이다.

보통 CRP 수치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이나 관절염과 같은 만성 염증성 질환 혹은 심장 질환 등의 위험률을 확인하는 데 사용된다.

즉 CRP 수치가 높을 땐 건강에 안 좋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역학과 공공건강 저널(Journal of Epidemiology and Community Health)’에 이번 연구를 발표한 연구팀은 “CRP 수치가 높을수록 건강이 나쁘다는 의미”라며 “집세를 내며 생활하는 사람들에게서 CRP의 높은 수치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21세 이상 성인 9593명의 혈액 샘플을 채취하고, 이들 중 22%에게서 높은 CRP 수치를 확인했다.

세입자와 집주인을 비교했을 땐 세입자들의 CRP 수치가 평균적으로 더 높았다. 세입자들의 평균 CRP 수치는 리터당 0.8밀리그램, 집주인은 0.6밀리그램이었다.

이 같은 차이는 실험참가자들의 비만이나 흡연 여부 등의 변인을 통제한 이후에도 일정한 패턴을 보였다. 사회경제적 박탈감만으로도 이러한 생리학적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택 소유 여부가 수치 차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그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선행 연구에 따르면 주거 공간 내에 옥외 공간이 있는지, 집 근처에 공원이 있는지 등의 여부도 건강과 연관성을 보인다. 주거 환경이 영향을 미친다면 주거지 소유 여부 역시 건강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란 게 연구팀의 주장. 주택 정책을 세울 땐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할 것이란 설명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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