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에 멈춘 학생건강검진, 예방 중심으로 확대돼야

[사진=didesign021/shutterstock]
9일 한국건강학회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이 주최하는 학교건강관리체계 토론회가 열렸다. 현 학생건강검진 체계 정비와 학교 중심의 서비스 제공이 제안됐다.

이름만 ‘학생’건강검진

우리나라의 학교보건은 1955년 결핵 검진으로 시작해 학생건강검진 개편 등을 거쳐 현대화됐다. 현재는 건강검진이 주요한 정책인데, 이 검진은 2005년에서 멈춰있다.

학생건강검진은 성인을 중심으로 고안된 일반건강검진을 기반으로 한 검사 위주의 시스템이다. 성인과 병태생리가 다른 영유아와 소아청소년의 특징이 반영되지 못했다. 생활습관 형성기에 중요한 예방적 상담과 교육이 포함되지 않았다. 고대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은백린 교수는 “학교 건강 검진이 질병 치료 중심에서 질병 예방 중심으로 확대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소아청소년의 주요 건강 문제로는 ▲ 비만 ▲ 영양 관리 및 운동 부족 ▲ 정신건강 ▲음주 및 흡연 ▲ 성 문제 ▲ 구강 건강 ▲ 알레르기 ▲ 사고와 외상 등이다. 특히 2000년대 이후 한국의 소아비만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생활습관병이 주요 건강 이슈로 등극했다. 소아청소년은 미성숙한 존재로 영양 지식이 부족하며 충동 구매에 약해 쉽게 생활습관병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김계형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국가의 개입으로 학생 비만 증세 추세를 멈춘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저소득층 소아청소년은 건강검진 유소견율이 높아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의학과 문진수 교수 또한 “학교는 가정 다음으로 아동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라며 “학교가 노력해 아동에게 건강한 생활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건강 관리, 일석삼조 이상의 효과 

김계형 교수는 “선진국의 학교 건강 관리 평가 및 인증체계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학생 건강 관리 서비스가 동네 의원 중심인 반면, 유럽과 미국의 경우 대부분의 학생 건강 관리 서비스가 학교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학교에서 제공하거나 학교 보건의료인력이 학교를 방문하는 방식이다. 학교에서 건강증진, 건강관리, 정신건강문제, 행동장애 까지 포괄적인 보건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 교수에 따르면 선진국의 사례를 볼 때 학교 건강 관리 체계가 우수한 학교의 학생일수록 건강상태가 좋을 뿐 아니라 학업성취도가 높고, 결석률이 낮고, 학교 밖 청소년 비율이 줄어들었다. 국내에서 역시 학교건강지수가 낮을수록 학생들의 건강상태가 나쁘고 결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 교수는 “이런 결과를 고려해 학생의 건강지표와 교육지표를 함께 연계하여 평가 및 인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은 의료기술 발달 및 건강관리 교육으로 학교 중심 보건 서비스 체계 인증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를 통해 비만이나 만성질환 등의 건강 문제가 있는 학생의 건강증진은 물론 생존률도 증가했기 때문. 따돌림, 학교폭력, 자살, 총기 난사 등 미국 소아청소년 주요 건강 문제에서 국가 및 학교의 조기개입 효과를 봤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OECD 자살률 2위인 한국에서도 벤치마킹해야 할부분”이라고 말했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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