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또 하나의 고통 “약값이 너무 비싸요”

“하루에 40만원, 한 달 약값이 천만 원입니다. 단 하루라도 빨리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주세요. 어머니는 지난 4년 동안 한 번의 폐암 수술과 세 번의 유방암 수술을 받았습니다. 암 투병만으로도 환자와 가족은 너무 힘듭니다. 나라에서 돈 걱정은 하지 않고 투병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폐암-유방암 환자 가족)

“암 진단 후 1,2차 항암제의 내성을 거친 뒤 현재 해외를 오가며 치료받고 있습니다. 비싼 치료비와 긴 비행시간이 힘들더라도 두 달에 한 번씩 외국서 치료를 받고 있어요. 이전의 항암 치료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좋거든요. 이 치료를 국내에서 받을 수 없다는 현실이 답답합니다. 우리는 환자가 국내에서 치료 받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다른 걱정 없이 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췌장신경내분비 종양 환자 가족)

암에 걸리면 몸의 통증 뿐 아니라 극심한 마음고생도 하게 된다. 항암치료의 고통은 잠시 뿐이다. 가족을 경제적 어려움으로 몰아넣었다는 죄책감이 더욱 오래 짓누른다. 자녀가 집을 팔아 약값을 대겠다는 말에 아버지는 손사래를 친다.

“얼마나 더 살겠다고… 그냥 죽는 게 낫다!” 아버지의 힘겨운 한 마디에 자녀들은 비통해 한다. 치료약이 분명히 있는데, 효과도 좋은데… 감당하기 힘든 비싼 약값과 국내에는 아직 수입이 안 되는 약 때문에 암 환자와 가족은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 약값만 연간 수천만 원에서 1억 원

암 환자와 가족들은 항암제의 급여화(건강보험 적용)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효과가 좋지만 약값이 연간 수천만 원에서 1억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약값을 내기 위해 노후의 버팀목인 집을 파는가 하면, 자녀들은 어렵게 장만한 집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고 있다. 정부는 국민건강보험 비급여를 전면 급여화하는 이른바 ‘문제인 케어’를 추진하고 있지만, 한 시가 급한 환자 가족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약값을 급여화하려면 제약사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판단이 절대적이다. 심평원은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해 해당 약품의 임상적 측면의 유용성과 필요성을 검증한다. 제약사에서 제시한 가격에 대해 효과 대비 비용도 따진다. 약값이 너무 비싸 효과에 비해 경제적인 효율성이 떨어지면 보험 적용이 안 된다. 이런 행정 절차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를 지켜보는 암 환자와 가족들의 속은 타들어 간다.

– 비싼 약값 때문에 치료 거부하는 환자도 있어

암 환자 가족 곽동호(남, 32세)씨는 할머니가 “니 장가 밑천을 내 약값으로 쓸 수 없다”면서 한사코 면역항암제 투여를 거부해 곤혹스럽다고 했다. 효과가 좋은 면역항암제는 너무 비싸다면서 건강보험이 되는 치료만 받겠다는 것이다. 한 평생 가족을 위해 희생한 할머니가 병상에서도 자신보다 가족을 먼저 생각하고 있다.

집안에 암 환자가 생기면 치료비와의 전쟁도 시작해야 한다. 암은 이제 불치의 병이 아니다. 조기발견이 최선이지만 다소 늦게 발견하더라고 효과가 좋은 치료제가 많아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가족끼리 불협화음도 생길 수 있다. 건강해야 집안이 화목하다는 얘기를 실감하는 순간이다.


– 암은 예방이 가능하다

암은 예방이 최선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의학적인 관점에서 암 발생의 1/3 은 예방이 가능하고, 1/3은 조기 진단만 되면 완치가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나머지 1/3 환자도 적절한 치료를 하면 완화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암 사망의 30%는 흡연에 의해, 30%는 식사습관에 의해, 18%는 만성감염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그밖에 유해한 환경에서 일하는 직업, 유전, 음주, 호르몬, 방사선, 환경오염 등의 요인도 각각 1-5% 정도 차지하고 있다. 이를 명심하면 일상생활에서 충분히 암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국내 주요 암들의 발생 원인을 보면 위암은 짠 음식, 탄 음식, 질산염 섭취 등 식습관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대장암은 고지방식, 저식이섬유 섭취, 유전적 요인을 들 수 있다. 폐암은 흡연, 비소, 석면 등을 다루는 작업 환경, 대기오염 등이고 간암은 간염바이러스(B형, C형)가 70-80%를 차지하고 있다. 유방암은 유전적 요인과 고지방식, 여성호르몬, 비만 등이 원인이고 자궁경부암은 사람유두종바이러스, 성관계 등에서 비롯되고 있다.

– 가족을 위한 가장 좋은 선물은 본인의 건강

‘국가 암 예방 수칙’은 1. 금연과 함께 간접흡연도 피하기 2.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고, 다채로운 식단으로 균형 잡힌 식사하기 3. 음식을 짜지 않게, 탄 음식 먹지 않기 4. 암 예방 위해 하루 한두 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 5.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하기 6. 자신의 체격에 맞는 건강 체중 유지하기 7. 예방접종 지침에 따라 B형 간염과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받기 8. 성 매개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안전한 성생활 하기 9. 발암성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작업장에서 안전 보건 수칙 지키기 10. 암 조기 검진 지침에 따라 검진을 빠짐없이 받기 등이다.

암에 걸리면 환자 뿐 아니라 가족 등 주위의 수많은 사람들도 고생한다. 환자의 고통 못지않게 가족들이 느끼는 심리적, 경제적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내 몸을 관리하지 않으면 본인 뿐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이 고생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도 흡연과 음주에 찌들어 있다면 가족의 얼굴을 떠올려 보자.

[사진=Photographee.eu/shutterstock]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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