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보자마자 기쁨의 눈물”…심장이식 환자 국내 첫 출산

심장이식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산에 성공했다.

3일 오전 서울아산병원은 “2013년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이은진 씨(37)가 올해 1월 9일 2.98kg의 건강한 남자아이를 출산했다”며 “국내 심장이식 환자 중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에서 간이식, 신장이식 환자의 출산 소식은 있었지만, 심장이식 환자의 출산은 처음이다. 흉곽 장기인 심장이나 폐 이식 후 임신을 하는 경우 태아의 선천성 기형과 자연유산 확률이 높다는 해외연구결과 등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임신 전 주치의와 이식 장기의 거부반응, 콩팥이나 간의 기능, 복용 중인 약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임신 가능 여부를 결정하고, 임신 기간에 지속적인 관리를 받는다면 심장이식 환자도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사례를 통해 확인됐다.

이 씨는 2017년 3월 임신 후 자주 병원을 찾아 정기적으로 이식된 심장의 기능과 거부반응 여부, 고혈압이나 당뇨 등이 발생하는지를 관찰했다. 다행히 임신 중 체중 및 약물 조절이 잘 되었고 건강에도 크게 문제가 없었다.

지난 1월 9일, 2.98kg의 건강한 사내아이를 낳자마자 분만실에서 아이의 얼굴을 본 이 씨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올해 1월 출산을 앞두고 마취과에서는 심장이식 수술력이 있기 때문에 전신마취 후 제왕절개를 권유했다. 하지만 전신마취는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을 직접 볼 수 없기 때문에, 심장내과 김재중 교수는 척추마취 후 제왕절개를 해도 될 것 같다고 마취과를 강하게 설득했다. 첫 출산의 기쁨을 마음껏 누렸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김 교수는 “심장이식 환자가 임신을 시도할 경우 면역억제제를 줄여야 하므로 주기적인 검사로 적절한 혈중 약물 농도를 유지하고 주기적인 심장 검사를 받는 등 의료진의 관리가 필수”라고 말했다.

국내 심장이식 환자 중 첫 출산의 주인공인 이은진 씨는 “건강하게 태어나준 아이에게 고맙고, 나와 같은 심장이식 환자들이 엄마가 되는 기쁨을 더 많이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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