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하면 손을 따라?…민간처방 허와 실

어린이의 배앓이 같은 가벼운 증세는 어른들의 손이 닿으면 낫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할머니 손은 약손’이라는 말로 대표되는 민간 처방들이 있다.

그렇다면 이런 민간요법은 얼마나 효과가 있는 것일까. 국내외 건강정보 매체 자료를 토대로 민간 처방들의 허와 실에 대해 알아본다.

체했을 때 바늘로 손 따기=‘체한 데에는 손가락이나 발가락 끝을 따는 게 좋다’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할머니들은 바늘이 피부에 더 잘 박히게 하기 위해 머릿기름을 바른다고 바늘을 머리카락에 대고 긁기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제대로 소독되지 않은 바늘로 상처를 내면 파상풍 등의 위험이 있다. 한방 전문가들은 “보통 엄지손가락에 있는 소상혈을 많이 따지만 손가락은 폐 쪽에 더 연관되어 있고 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부위는 발가락의 은백혈”이라고 말한다.

새까만 피가 많이 나와야 체기가 내려간다고 믿기도 하지만 약간의 사혈로도 소화기관을 충분히 자극하므로 피를 많이 낼 필요가 없다. 전문가들은 “손 따기는 다른 응급처치법이 듣지 않을 때 쓰는 수단”이라며 “지압, 한방차, 족욕 등을 먼저 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민간요법이 통하지 않으면 병원에 가야 한다. 특히 2~3회 이상 구토, 설사가 반복되거나 메스꺼움이 가라앉지 않으면 단순 소화기 장애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배 아플 때 할머니 ‘약손’=배가 갑자기 살살 아플 때 할머니 또는 어머니가 따스한 손으로 배를 문지르면 신기하게도 통증이 사라진다. 이는 위약(가짜 약) 및 혈액순환 촉진 효과 때문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부드러운 문지름이 위약 효과와 혈액순환 촉진효과를 함께 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즉, 실제로 배를 문지르는 행동은 증상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또 어떤 약이 실제 효과가 없어도 그 약을 먹으면 나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으면 통증이 없어진다.

실제로 독일 함부르크-에펜도르프 대학병원 연구팀이 환자들의 팔에 똑같은 크림을 발라주면서 한 그룹에는 초강력 진통제, 다른 그룹에는 아무효과 없는 크림이라고 말한 뒤 각자의 팔에 열을 가했다.

그 결과, 초강력 진통제를 발랐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통증이 훨씬 완화됐다고 반응했다. 한편 따스한 손으로 배를 마사지하듯 문지르면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장운동을 촉진한다. 실제로 배가 아플 때 배꼽 주위를 원으로 그리며 쓸어주면 어느 정도 아픔이 사라진다.

위와 장이 약한 사람들은 배꼽 주변을 둥글게 마사지하면 장운동을 촉진하고 안정되게 한다. 전문가들은 “뱃속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은 림프 및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고 장을 둘러싼 장간막의 결합조직이 엉킨 것”이라며 “따스한 손으로 마사지 하면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통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푸르스름한 멍자국엔 달걀 마사지=민간요법 가운데 “멍이 생기면 계란 마사지를 하라”는 것은 뿌리가 깊다. 그러나 이 방법은 효과가 거의 없다.

전문가들은 “달걀에는 멍을 푸는데 효과를 일으키는 성분이 전혀 없다”며 “달걀 마사지를 통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응고된 피를 풀어줄 수 있으나 효과는 아주 미미하다”고 말했다. 오히려 계란 마사지를 심하게 오래하면 혈관이 계속 열려 멍이 더 커지고 오래갈 수 있다.

화상을 소주로 소독=기름이나 뜨거운 물에 화상을 입으면 “소주로 소독하면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소주=알코올, 알코올=소독’이라는 생각에서 이렇게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시중에서 파는 소주는 알코올 농도가 20% 정도로 낮기 때문에 열을 식히는 효과가 없다. 오히려 소주를 뿌리면 화상 부위의 응고가 빨라져서 상처를 악화시킬 가능성마저 있다.

화상이 심하지 않으면 집에서 응급 처치를 하면 된다. 뜨거운 기름이나 뜨거운 기구로부터 떨어져 추가 손상을 막는다. 화상 부위의 옷 등을 조심스럽게 걷고, 흐르는 찬물에 15~20분 정도 대고 열을 식힌다.

그 다음 화상부위에 화상연고를 바르고, 습윤 드레싱제제를 붙인다. 화상 부위에 수포가 생겼을 때는 수포를 터뜨리면 안 된다. 하지만 수포가 매우 팽팽해서 아프거나 불편하면 라이터 등으로 바늘을 소독해 물집만 가라앉힌 항생제 연고를 바르고 습윤 드레싱제제를 붙인다.

권순일 기자 kstt77@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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