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이 사는 길은 광고보다 악소문 관리

 

한미영의 ‘의사와 환자 사이’

최선을 다해 동네환자를 살갑게 대한다지만 환자가 줄어 예전보다 못한 수익이 이어진다면 진료실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것도 힘든 일이 될 것이다. 여기에 앞 건물에 들어선 깔끔한 병원들이 단골환자를 빼앗아 가는 듯한 느낌이 들 때 공생보다는 생존문제에 더 집착하게 된다. 이것이 경쟁으로 내몰린 대한민국 의사의 공통된 고민이다.

조그마한 병원을 운영 하더라도 의사는 동네 버스정거장에 광고 하나 정도는 해야 마음이 놓인다. 솔직한 심정으로 헛돈 쓰는 것 같지만 그나마 광고라도 해야 유지는 할 것 같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다. 이러다가 환자 찾으러 병원을 옮겨야 할 것 같은 막연한 불안감에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그럼 환자의 발길을 잡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필자는 광고보다 악소문을 관리할 것을 당부하고 싶다. 병원검색 중에 나오는 누군가의 날 선 이용후기를 본 적이 있다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의료진은 광고보다 입소문의 근원지와 내용에 집중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

결정적으로 환자의 내원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광고보다 실제 병원을 이용한 사람들의 마음과 감정들이다. 환자는 소위 불친절한 의사 혹은 치료비가 비싼 병원을 만나는 확률을 줄이고 싶어한다. 이러한 소비심리는 불안을 줄이고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손실회피이론과 일맥상통한다.

요즘은 직접 매장을 찾는 사람보다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물리적인 비용뺀 인터넷 구매의 경우 실제 소비를 한 사람들의 후기를 보면서 선택의 오류를 줄인다. 그 만큼 소비와 관련된 정보를 인터넷으로 쉽게 접하고 분석하는 것이 일상화 되어 있다.

병원이름 검색어로만 봐도 호불호가 갈린다. 이들의 평가는 전문가 못지 않게 충실한 논리적인 근거를 갖는다. 직원의 태도, 의사의 설명방법, 서비스프로세스, 불편사항 등을 조목조목 열거하면서 개인적인 사견들을 곁들인다. 지극히 개인적인 평가라 할지라도 설득력을 갖기 때문에 환자들이 쉽게 받아들이고 믿게 되는 데에 거부감이 없다.

특히 과거에는 지인이나 주변 사람에게 평판을 물었다면 요즘은 불특정 다수에게 직접적으로 이용 경험을 묻는다. 이를 통해 좋은 병원을 추천 받기도 하고 유의사항들을 조언 받는다. 사람들은 SNS상에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 놓는 것에 거부감이 없고, 타인의 요청에 자신의 생각을 기술하는데 주저함도 없다. 의료진은 이런 소비자들의 커뮤니케이션 행동들을 이해하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광고로 현혹되던 시대는 지났다. 광고에 진실된 마음이 없다는 것을 더 잘 아는 소비자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홍보대행사의 블로그 댓글 작업을 찾아내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더 크게 부풀리고 더 크게 과장할수록 소비자는 의구심을 갖게 되고 현혹되는 심리 없이 자신의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 경우 머리 속 밖으로 밀어내는 탄탄한 정보력이 생겼다.

인터넷, SNS상 우리병원이 무슨 이야기로 회자되고 있는지 검색해 보길 바란다. 상황이 어떤지 정확히 봐야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현답이 나올 수 있다. 병원이 마케팅 해야 할 상대는 병원 밖 사람들이 아닌 병원 내 환자들이다. 이들이 진정한 프로모션을 담당해줄 마케터가 된다.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은가?

얼마 전 정직 마케팅이 업계 전반적으로 일그러진 신뢰를 되찾는데 한 몫 하고 있으며, 불황에 수익까지 올렸다는 뉴스를 보게 됐다. 그간 혼탁한 광고시장에서 진실을 찾는 소비자는 여전히 존재했고, 그런 진실이 통한다는 것은 의료계에도 희망이 있다는 뜻일 것이다. 새해에는 그 희망을 믿고, 자신의 실력을 키우고 전문성을 배가 시켜 환자와의 신뢰를 돈독히 쌓아 스스로의 명성을 높여가는 데 소홀함이 없는 의료진이 더욱 많아졌으면 한다.

코메디닷컴 kormedinews@kormedi.com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https://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을 달아주세요.

귀하의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