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또 먹고… 결국 비만으로 죽는 병은?

최근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나서는 국내 제약사들이 하나둘씩 늘고 있다. 녹십자가 헌터증후군 치료제와 3세대 유전자재조합 혈우병 치료제를, 안트로젠이 크론병성 누공치료용 줄기세포 치료제를, 이수앱지스가 고셔병과 파브리병 치료제를 선보이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희귀질환 치료제는 환자군이 작아 수익을 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렇다보니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은 과거 거대제약사보다 중소제약사들의 틈새시장이었다. 하지만 제약 산업의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근 화이자, GSK, 노바티스, 사노피 젠자임 등 거대제약사들도 희귀질환 치료제로 눈길을 돌리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종근당이 미국에서 희귀질환인 프래더윌리증후군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3상에 돌입한다고 현지시각으로 1일 밝혔다. 미국 자프겐사와 공동으로 프래더윌리증후군 치료제를 개발 중인 종근당은 지난 2월 임상 2상을 통해 벨로라닙을 성분으로 한 ‘CKD-732’가 프래더윌리증후군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초기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이후 7월에는 유럽에서 프래더윌리증후군 치료를 위한 희귀질환 의약품으로 지정됐다.

15번 염색체 이상 질환인 프래더윌리증후군은 지속적인 공복감을 유발하고, 적은 칼로리에도 체중이 늘어나 고도비만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희귀질환이다. 한국프래더윌리증후군 환우회에 따르면 이 질환을 겪는 아동의 75%에서 비만증이 나타나며, 1/3은 이상체중의 200% 이상인 것으로 보고된다. 지금까지 질환이 생기는 메커니즘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고, 치료제도 전무한 실정이다.

자프겐사는 이번 임상 3상에서 12세 이상의 프래더윌리증후군 청소년과 성인을 대상으로 음식섭취 행동변화와 전신 지방량의 증감, 벨로라닙의 안전성을 검증하게 된다. 이를 위해 미국 14개 지역에서 총 84명의 환자를 치료군과 위약군으로 나눠 치료군에게 벨로라닙 1.8mg, 2.4mg을 주 2회 투여한다. 종근당측은 임상이 완료되면 6개월간 추가 투약 여부를 환자들이 선택하도록 할 계획이다. 해당 임상의 중간결과는 내년 말에 발표될 예정이다.

플로리다대 약대 제니퍼 밀러 교수는 “프래더윌리증후군은 생명을 위협하는 파괴적인 질환으로 환자뿐만 아니라 주변 보호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며 “이번 임상 3상은 환자와 가족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혁신적인 치료제의 개발 가능성을 높이는 의미 있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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