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불화, 자녀와의 관계도 멀어지게

 

자녀를 학대하거나 방임하면 부모와 자녀 사이의 관계는 필연적으로 멀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부부 사이의 갈등은 부부 사이의 문제로 그칠 수 있을까. 부부 간에 불화가 있으면 부모와 자녀 사이의 유대관계까지 멀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편과 아내가 집에서 서로 다툼을 벌이거나 논쟁을 하며 집안 분위기를 뒤숭숭하게 만들면 자녀들 역시 큰 고통을 받는다. 또 미국 서던메소디스트대학교 심리학과 연구팀에 따르면 부부간의 감정적 갈등이 아이들의 정신적 손상으로 이어지는 원인은 어머니보다 아버지에 의해 더 크게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

이번 연구는 203가정으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이번 연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결혼의 질이 부부 사이의 문제로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자녀들과도 함께 공유되는 가족의 문제라는 점이다.

실험에 참가한 가정의 남편과 아내는 15일 동안 매일 밤마다 오늘 하루 부부 사이의 관계는 어땠는지, 자녀들과의 유대감의 깊이는 어느 정도였는지 기록했다. 실험참가자들이 기록한 일기를 연구팀이 분석한 결과, 부부 사이에 갈등과 충돌이 있는 날에는 자녀와의 사이에서도 갈등과 충돌이 생길 확률이 높았다.

또 부모와 자녀 사이의 유대감은 엄마와 자녀, 아빠와 자녀 사이에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부부 사이의 관계가 소원해졌을 때 엄마들은 대체로 다음날까지 문제를 확산시키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크리스티나 D. 쿠로스 교수는 서던메소디스트대학교 온라인뉴스를 통해 “엄마들은 아빠들보다 부부간의 갈등을 만회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부부간의 갈등으로 부모와 자녀 사이의 관계가 서먹해졌을 때 엄마와 자녀 사이의 관계 개선이 보다 빨리 이뤄지는 이유”라고 말했다.

또 “부부 간에 문제가 있을 때 아내들은 대체로 우울증의 징후를 보이는 반면 남편들은 부부 사이의 문제를 자녀에게 확산시키는 경향이 있다”며 “남편들의 이러한 태도는 갈등을 겪은 다음날까지도 자녀와의 유대관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쿠로스 박사에 따르면 부부 사이는 가족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부부 관계가 흐트러지면 자녀와의 관계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가정심리학저널(Journal of Family Psychology)’에 발표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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