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그때의 악몽이…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세월호 참사로 인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traumatic Stress Disdorder)가 주목받고 있다. 세월호 침몰을 직접 겪은 생존자와 실종자 가족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도 보건복지부의 주도로 피해 학생 및 유가족들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예방하기 위해 심리지원팀을 구성, 특별 관리를 하고 있는 상태다. 명지병원 외상심리치유센터 배활립 센터장(정신건강의학과)과 함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종함적으로 점검해 봤다.

◆ 1개월 이상 증상 지속 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진단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충격적인 사건을 당하거나 목격한 뒤 극심한 스트레스(정신적 외상)를 겪으면서 발생하는 심리적 반응이다. 일단 사고 장면이 원하지 않는데도 자꾸 떠오르거나 꿈에 나타나는 ‘재경험’ 증상이 있다.

세월호 사고와 관련했을 때 물이나 배 등 사고를 떠올리게 하는 자극 을 피하려고 하는 ‘회피’ 증상, 그리고 깜짝깜짝 놀라고 잠을 잘 못자는 ‘과각성’ 증상, 슬픔과 분노, 부적절한 죄책감 등의 부정적 감정 등이 나타나게 된다.

이로 인한 구체적 신체 반응은 다음과 같다. ▶속이 불편하고 식사를 잘 하지 못한다 ▶잠을 자지 못하고 피로감이 있다 ▶심장이 뛰거나 숨이 차고 초조하다 ▶땀이 난다 ▶사고 당시를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 ▶운동과 식사, 부부관계, 규칙적인 건강관리를 하지 못한다 ▶과도한 술과 담배, 약물, 음식물 섭취 ▶기존의 신체질환 악화 등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은 길게는 30년 이후에도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충격적인 사건을 겪었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은 아니다.

사고 후 이틀까지는 ‘급성 스트레스 반응(Acute stress reaction)’ 이라고 해서 대부분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을 보이게 마련이다.

사고 후 3일이 지나도 증상이 계속되는 경우에는 ‘급성 스트레스 장애(Acute stress disorder)’로 부르며, 한달 뒤에는 대부분 상태가 호전되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많지 않다. 사건 후 1개월이 지나도 증상이 계속될 경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진단되고 있다.

또 공황장애나 우울증 등은 외부적인 스트레스와 함께 환자 자신의 요인도 많이 작용한다. 이에 비해 PTSD는 정신적 외상 이라는 원인이 가장 큰 작용을 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다.

◆ 나이가 어리거나 고령인 사람들이 더 위험

일반인 중 약 60%의 남자와 50%의 여자가 일생동안 상당한 수준의 충격 사건을 경험하지만 실제 외상후 스트레스 질환으로 연결되는 경우는 7~8%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게 되는 사람들은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PTSD로 갈 수 있는 여러 위험 인자들은 연구가 되고 있는 상황. 여성과 기존의 정신과 과거력, 이전의 외상경험, 사회적 지지체계 부족등의 요인이 있을 경우에 PTSD로 갈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재난의 종류에 따라 자연재해보다는 인위적 재난, 그리고 대규모의 사상자가 있는 경우 등에 더 PTSD의 위험이 높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치료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30%는 저절로 정상으로 돌아가고 40% 정도는 가벼운 증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20%는 중간 정도의 증상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며 10%는 증상의 호전이 없고 악화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매우 어리거나 고령인 사람들이 PTSD가 발생할 경우 중장년층보다 더 많은 어려움을 겪는 것도 특징.

외상적 사건 이후 3개월이 지나도 증상이 계속되는 경우를 ‘만성 PTSD’로 분류하는데 이 때는 우울증이나 알코올 의존, 약물 남용 등의 합병증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PTSD는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 치료에는 가족들의 도움도 필요

PTSD 환자들에게는 주로 정신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정신치료에는 우선 인지행동치료가 있다. 이는 환자가 경험한 정신적 외상과 그 여파에 대한 생각을 어떻게 이해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치료자가 돕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사건에 대한 어떤 생각이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증상을 악화시키는지 이해하는 것으로 치료를 시작한다. 환자는 자신과 주변환경에 대한 자신의 어떤 생각이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증상을 악화시키는지 알게된다.

노출치료는 치료자와 환자가 사고에 대해 반복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고에 대한 부정적인 느낌과 생각을 점차 조절하는 것이다. 또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 요법은 외상과 관련한 부정적 기억을 떠올린 후 치료자의 자시에 따라 연속적으로 빠르게 안구운동을 하는 방법이다.

약물치료도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약물 중 하나는 선택적 세로토닌재흡수 차단제 계통의 우울증 치료제이다. 이외에 기분안정제, 비정형 항정신병 약물, 항불안제 등이 있다.

치료기간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는 만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완치될 때까지 꾸준히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치료과정에선 가족들을 비롯한 주변의 도움도 필요하다. 일단 환자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을 보인다면 이를 받아들이고 지지해 주는 것이 좋다. 섣불리 ‘빨리 잊으라’ 든지 ‘의지로 노력해 보라’는 등의 이야기는 적절치 않다.

충격적인 경험을 한 환자들은 그 사건을 받아들이고 내면적으로 잘 정리하는 데 남들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것 뿐이라고 이해하면서 공감을 해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만약 증상이 있는데도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엔 설득해서 치료를 받도록 하자.

김민국 기자 mkc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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