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 앗아간 침샘암은 어떤 병인가

귀·턱 밑 등에 뭔가 튀어나오면…

소설가 최인호 씨가 25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68세. ‘별들의 고향’을 비롯한 무수한 히트작을 내면서 ‘영원한 청년작가’로 불려온 고인은 2008년 침샘암이 발병해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와 요양을 계속해 왔다.

고인은 추석 당일인 19일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한 뒤 병세가 악화해 결국 눈을 감았다. 고인을 쓰러뜨린 침샘암은 어떤 병일까.

침샘암은 국내에서 연간 200~300명 정도 소수에게서 발병하는 흔치 않은 병이다. 침을 생산, 분비하는 침샘에 종양이 생기는 질환으로 귀밑샘, 턱밑샘, 혀밑샘 및 여러 소 침샘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다.

보통 양쪽 귀의 아래쪽에 넓게 퍼져 있는 귀밑샘에서 종양이 발견된다. 악성종양이라도 일찍 발견하고 절제 가능한 크기이면 수술로 회복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침샘암은 일찍 발견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침샘 종양은 통증이나 별다른 증세 없이 서서히 자라난다. 대부분 환자들은 종양이 커져서 주변 신경을 누르고 아픔이 느껴질 때, 얼굴에 종양이 만져질 정도가 돼야 병원을 찾는다. 침샘 부분에 뭔가 걸리거나 신경이 압박 받아 마비 증상을 갖고 오는 환자들이 대부분이라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침샘암 치료는 절제 불가능한 부위까지 종양이 침범했으면 일부만 절제하고 방사선 치료를 한다. 폐, 뼈, 뇌 등으로 전이되면 항암치료를 병행하게 되는데, 침샘암은 아직 항암화학요법의 효과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침샘암이 생기는 이유는 정확하지 않지만 침샘 부위에 방사선을 쪼였던 적이 있거나 엡스타인 바 바이러스(EBV) 등 특정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직업적으로 분진에 많이 노출되는 사람들에게서 발병 사례가 많다는 것만 알려져 있다.

침샘암은 예방법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 일단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입 안을 정결하게 하고, 입안이 말라 점막에서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물을 자주 마시는 게 좋다.

주 침샘이 잇는 양쪽 귀 밑, 턱 밑 등을 만질 때 전과 다르게 튀어나온 부분이 있으면 의심해 볼 만하다. 입술, 혀, 입천장 등 소 침샘이 있는 부위에서도 무언가 튀어나온 것 같다면 병원에서 조직검사를 하는 등 진단을 받는 게 좋다. <사진=최인호 블로그>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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