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수술 전,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꼭 검사

연세대 김응권교수, 한국인 870명 중 1명 꼴

라식이나 라섹 수술을 할 때 ‘아벨리노각막이상증’이라는 유전질환이 있는지 꼭 검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다. 이 유전질환을 가진 사람이 라식이나 라섹같은 레이저수술을 모르고 강행하면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 우리나라 국민 870명 중 1명이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응권 교수(사진)팀은 세브란스 안과병원을 찾은 16가족 21명의 ‘아벨리노각막이상증’환자를 대상으로 가족력 등을 통해 역추산한 결과 한국에서는 약 1만명 중 최소 11.5명이 아벨리노각막이상증에 해당하고 예상보다 높은 수치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김교수팀은 “전수조사 또는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수준의 표본조사를 시행할 수 없었던 것은 워낙 적은 숫자에서 발병함으로써 비용이 너무 들기 때문”이라면서 “이러한 연유에서 역추산 방식을 택했다”고 논문에서 밝혔다.

아벨리노각막이상증은 양쪽 눈 각막 중심부에 혼탁이 발생하는 유전질환이다. 한 쌍의 유전자 중 하나만 아벨리노각막이상증 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자외선 노출도 등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약 12세부터 각막에 흰 점이 생기기 시작해 60세부터는 레이저 치료가 필요하게 된다. 한 쌍의 유전자 모두 아벨리노각막이상증 유전자인 사람은 약 3세무렵부터 증상이 나타나 6세 무렵에 접어들면 실명하게 된다.

아벨리노각막이상증 유전자를 하나만 물려받은 사람이 시력교정을 위해 라식이나 라섹 등 레이저 수술을 받으면 상처로 TGFBI라는 유전자가 활성화되고 각막이 투명성을 잃어 시력을 잃게 된다는 것이 김교수팀의 설명.

김응권 교수는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나이가 들면서 점점 각막혼탁이 심해지는데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증가하고 시력교정 수술을 받는 사람도 늘기 때문에 사전 검진과 치료가 꼭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안과역학지(Ophthalmic Epidemiology)’ 6월호에 게재됐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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