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파워, 화산재 뚫고 백혈병 생명구해

30분 만에 귀하디 귀한 유로스타 좌석 구해

파랑새는 정말 ‘희망의 새’였다. 유럽 상공을 뒤덮은 검은 화산재를 뚫고 사경을

헤매는 백혈병

환자에게 생명의 골수를 전달해준 것은 작은 파랑새 한 마리(‘트위터’의 상징)의

힘찬 날갯짓이었다.

아이슬란드 화산재로 유럽 항공운항편이 일제히 취소되며 위중한 백혈병 환자에게

이식해야 할 골수가 발이 묶였다. 제한된 시간 내에 이식해야 골수를 사용할 수 있고,

환자는 빨리 이식수술을 받지 않으면 조기사망의 위험이 있었다.

영국의 한 골수이식 주선기관은 20일 트위터에 간절하게 도와달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30분도 지나지 않아 브뤼셀에서 영국으로 가는 열차좌석이 특별 배정돼 백혈병

환자는 생명의 골수를 제 시간에 전달받았다.

영국의 골수이식 자선기관인 앤서니놀란트러스트는 어느 위중한 백혈병 환자에게

이식할 골수를 얻기 위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시와 쾰른시에 운반원을 급파했다. 운반원이

골수를 확보해 영국으로 귀환하던 중 갑자기 아이슬란드 화산폭발로 유럽 교통대란이

시작됐다.

유럽 항공기는 대거 결항돼버렸다. 운반원은 벨기에의 수도 브뤼셀에서 발이 꽁꽁

묶였다. 운반원이 영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교통편은 영국과 유럽 대륙 간 이어진

해저터널을 이용하는 고속열차 유로스타 뿐.

하지만 유로스타는 예약이 넘쳐버렸다. 의사는 “환자 상태가 더 나빠져 골수이식수술을

서두르지 않으면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구나 기증자에게서 채취한 골수는

72시간 안에 이식되지 않으면 세포가 괴사해 사용 불가능하다.

한 앤서니놀란트러스트는 우리시간 20일 오전 8시 9분 트위터에 “긴급! 골수

운반 위해 영국행 유로스타 티켓 급구, 도와 주세요”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이 메시지는

단 10분 만에 1만 번 이상 리트위트(메시지 재전송) 되며 퍼져나가 유로스타 관계자의

트위터에 꽂혔다.

앤서니놀란트러스트가 트위터에 메시지를 올린 지 30분도 지나지 않아 유로스타의

통보가 왔다. “오늘 막차의 좌석 하나를 마련했습니다.”

앤서니놀란트러스트는 오전 8시 48분 “유로스타가 우리의 트위터를 보고 좌석을

줬다. 모두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메시지를 올렸다. 

20일 앤서니놀란트러스트는 골수를 운반하기 위해 트위터에 도움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올리자 30분도 지나지 않아 유로스타 좌석을 얻었다.

이후 앤서니놀란트러스트는 골수 운반원의 이동 상황을 계속 트위터에 띄웠다.

열차표를 구하는 메시지를 트위터에 처음 올린 지 6시간도 지나지 않은 오후 1시

52분.

“속보! 운반원과 골수, 영국 런던에 도착.”이라는 메시지가 떴다.

런던에 무사히 도착한 운반원과 골수 사진도 뒤이어 트위터에 떴다(아래 사진).

앤서니놀란트러스트의 헤니 브론드 대표는 “환자가 죽어간다는 의사의 경고 속에

길이 막혀 골수를 옮길 수없는 악몽 같은 절박한 상황이었다”며 “트위터의 힘을

보았다”고 밝혔다.

이 내용은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데일리메일 등이 21일 보도했다.

 

    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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