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괴담은 괴담일 뿐”

고대 구로병원 김우주 교수 해답 책으로 묶어

세계적인 신종플루 유행이 길어지자 일부에서 백신과 항바이러스제를 생산하는

제약사가 신종플루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등 음모론과 괴담이 돌고 있다. 신종플루

면역력을 증강시킨다는 건강기능식품이 잘 팔리기도 한다. 신종플루 관련 괴담, 왜

퍼졌을까. 어디까지 사실이고 어디까지 거짓일까.

신종플루의 기원부터 예방법, 치료법에 대해 정설이 없는 지금 국산 신종플루

백신 임상시험을 주관한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가 음모론과 괴담에 대해

설득력 있는 해답을 책 한권에 정리했다. 책 이름은 ‘이기적인 바이러스 플루(동아일보사

펴냄)’

괴담1: “신종플루 창궐은 백신생산사인 박스터와 세계보건기구(WHO)의 음모다?”

수파리 인도네시아 보건장관은 신종플루를 창궐시킨 용의자로 세계 최대 제약사인

박스터와 WHO를 지목했다. 백신을 만드는 데 절대 시간이 필요함에도, 박스터는 몇

개월만에 예방 백신의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백신독점개발권을 따내기도

전에 이미 여러 나라와 백신보급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 박스터는 미리부터 백신을

준비했으며 두 종류의 인플루엔자를 일부러 혼합해 바이러스를 조작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김교수) 신종플루는 실험실에서 만들 수 있는 종류의 바이러스가 아니다. 바이러스에

포함돼있는 네 가지 유전자를 혼합하기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자연에서 일어나는

우연이라면 모를까 실험실에서 조작한다는 주장에는 큰 무리가 있다.

괴담2: “미군이 생물학 무기 개발 과정에서 신종플루 유출?”

바이러스 전염병은 대부분 자연발생적이지만 일부는 전쟁 중 인위적으로 유포되기도

했다. 1, 2차 세계대전 때 일본과 독일이 시도한 세균전이 그 예다. 실제로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직후 생물 테러가 있지 않을까 긴장하기도 했다. 사스가 출현했을

때에도 생물테러의 가능성이 거론된 바 있다.

(김교수) 생물테러의 병원체는 첫째, 단기간 살포로 치명적 효과를 거둬야 하며

둘째, 아군은 빼고 적군만 살상해야 한다. 하지만 신종플루 바이러스는 두 번째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한다. 신종플루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나라는 미국이다. 계절 플루의

전염성에 조류독감의 병독성 유전자를 결합시킨다면 환상적인 생물무기가 될 텐데

굳이 치사율이 낮은 신종플루바이러스를 만들 리가 없다.

괴담3: “백신도 부족한데 일부러 먼저 걸리면 면역력이 생긴다?”

올 7월 초 영국에서는 불과 1주일 사이 10만명이 넘는 감염 추정환자가 발생했다.

어린이를 둔 일부 학부모와 대학생들이 ‘돼지독감 파티’를 열었다고 알려졌다.

타미플루가 모두에게 돌아가지 않을 바에 일부러 미리 걸려 면역을 얻자는 생각이었다는

것.

(김교수) 신종플루의 병독성이 약하지만 치사율이 약 0.1%다. 1,000명이 걸리면

1명의 사망자는 나오게 된다. 신종플루를 가볍게 앓더라도 추후에 나타날 변종 바이러스에

대해 방어면역 효과가 없다. 목숨을 건 위험천만한 발상이었다.

괴담4: “면역증강물질을 먹으면 걸려도 약하게 걸린다?”

손 씻기보다 마스크가, 마스크보다 강한 면역력이 신종플루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면역력 증진을 위한 건강기능식품은 신종플루가 유행하자

명절이나  연말 선물로 팔려나가고 있다.

(김교수) 신종플루는 몸에 좋다는 음식과는 어떤 연관성도 없다. 오히려 신종플루는

면역력이 왕성한 10~20대를 공격한다. 어린이, 청소년들은 신종플루에 대한 특이

항체가 없기 때문이다. 가장 확실한 예방수단이며 유일한 수단은 신종 플루에 대한

특이 항체를 만들어주는 백신접종이다.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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