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할수록, 학원 많이 다닐수록 잠 부족

7~12세 수면시간 조사…비교 나라 중 가장 짧아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의 잠자는 시간이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가장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대구 영남대병원 정신과 서완석 교수팀이 대구 지역 초등학교 4곳의 전 학년

학생 35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다른 나라 어린이들의 수면 시간과 비교한 결과다.

연구진은 어린이들의 수면 시간, 학업 활동 및 방과 후 활동, TV시청 및 인터넷

게임 시간, 부모의 직업, 학업 성적 등을 조사했다. 또한 수면 시간을 학년별로 구분해

다른 나라 어린이와 비교했다.

한국 어린이의 수면 시간은 최근 발표된 홍콩, 스위스,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어린이 수면 시간과 비교할 때,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어린이의 수면 시간은 홍콩 어린이보다 길었지만, 홍콩 통계에는 낮잠 시간은

포함되지 않아 실제로 한국 어린이의 수면 시간이 더 짧을 것으로 분석됐다.

7세 어린이의 총 수면시간은 한국이 9.08시간, 홍콩이 8.90시간이었다. 그러나

초등학교에 진입하는 8세 이후부터 한국 어린이의 수면 시간은 홍콩보다 짧아졌다.

학원 등을 다니기 시작하는 10살부터는 그 차이가 더욱 벌어져 10살 때 12분,

12살 때 24분 정도씩 한국 어린이들이 홍콩 어린이보다 잠을 덜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7세까지 하루 10시간 정도 잠을 푹 자는 스위스 어린이와의 차이가 가장 컸다.

나이에 따라 한국 어린이들이 상대적으로 적게 자는 시간은 짧게는 54분, 길게는

1시간30분까지 차이가 났다.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어린이와의 비교에서도 한국 어린이는 24~54분 잠 자는

시간이 적었다.

학년이 높아지면서 점점 더 잠 자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하루

8시간 미만 자는 어린이는 7세에서 4.3%, 12세에서 25%로 나타나 고학년이 될수록

수면시간이 적었으며, 이는 늦게 취침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낮잠 비율에서도 큰 차이가 보였다. 서양 아동은 7세 이후 0.5%만이 낮잠을 자나,

한국 어린이들은 5.6%가 낮잠을 자는 것으로 조사됐다. 낮잠을 자는 비율은 나이가

들면서 증가되는 경향이 있어, 12세 어린이의 약 8%가 낮잠을 자는 것으로 파악됐다.

잠을 적게 자는 데는 부모의 영향이 컸다. 맞벌이 부부 등 부모의 관리가 부족한

어린이에게서 수면 부족이 많이 나타났으며, 어릴 때부터 각종 학원에 보내는 교육

행태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 대상자들은 하루 평균 1.5개의 학원교육, 개인과외를 받는 데 하루 2.1시간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을수록 잠을 적게 잤다.

또한 뚱뚱한 아이일수록, 부모의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수면 시간이 적었다.

서완석 교수는 “한국 어린이들은 학업 경쟁을 너무 일찍 겪고 있으며, 부모의

지나친 경쟁의식으로 학업 시간이 너무 길고 늦게까지  컴퓨터 게임을 하는

문제가 있다”며 “한참 성장할 나이에 잠을 못 자면 신체적, 정신적 성장에 방해가

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2009년도 미국 소아과학회에서 발행하는 ‘소아과학(Pediatrics)’에

제출될 예정이다.

정은지 기자 jej@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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